감정가 하락으로 대출 불가
2022년 대비 25% 하락
토론토를 비롯한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 선분양 콘도를 산 이들이 집값 하락으로 큰 손실을 떠안고 있다. 과거 높은 가격에 계약한 뒤 공사가 끝날 무렵 시세가 떨어지면서, 금융기관이 대출을 거부하거나 추가 자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온타리오주 본에서 선분양 콘도를 구매한 비토르 알메이다는 5년 전 67만5천 달러에 계약했지만, 최근 감정평가에서 59만 달러로 평가됐다. 금융기관은 감정가 기준으로 대출을 산정하기 때문에, 그는 계약금을 냈음에도 잔금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알메이다는 “2020년 당시 시장이 너무 좋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럴 줄 알았다면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역토론토지역(GTA) 콘도 평균 매매가는 2025년 말 기준 전년 대비 5% 이상 떨어졌고, 2022년 고점과 비교하면 약 25% 급락했다. 감정가가 계약가보다 낮아지면 구매자는 그 차액을 직접 메워야 하며, 이를 충당하지 못하면 건설사는 계약금을 몰수하고 추가 손실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전문가 “빠져나갈 길 거의 없다”
모기지 브로커 론 버틀러는 “유효한 계약을 체결한 이상 개발사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고 승소 가능성이 높다”며 구매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2026년이 가장 심각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약 2만8천 개의 신규 유닛이 완공되지만, 분양가와 시세 간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구매자들은 계약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양도를 시도하고 있지만, 건설사의 승인과 수백~수만 달러의 승인 비용이 필요해 성공 사례는 극히 드물다. 토론토 부동산 전문 변호사 가티야 마노하란은 “많은 의뢰인 중 양도에 성공한 사례는 단 한 건뿐”이라고 말했다.
“가치 유지한 신규 콘도 거의 없어”
마노하란은 현재 시장을 “공급은 많고 수요는 적은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최근 완공된 신규 콘도 중 가치가 유지된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과열된 시장에서 무리한 투자가 이어졌고, 그 후폭풍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엘프대학교 다이애나 목 교수는 선분양 시장의 위험 구조가 고위험 주식 투자와 유사하다고 설명하며, 단일 규제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계약 시점과 완공 시점 사이의 가격 변동 위험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며 “2022년처럼 모두가 몰려들던 군중 심리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