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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 올때 읽으면 잠 오는 커피 이야기 37

2024-04-04 16:44:43

에스프레소 추출

비가 계속 오고 기온도 일정치 않아서 벚꽃이 피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겠구나 싶었는데 정말이지 팝콘이 튀겨지듯 금방 피었다. 벚꽃은 나무에 핀 꽃들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다. 가까히 가서 보면 작은 꽃잎들이 마치 수수한 소녀 치마를 입은 것 같고 멀리서 보면 하늘 하늘한 그 잎들이 바람에 일제히 흔들리며 꽃물결을 만든다. 정말이지 감정이 메마른 중년 아저씨 마음까지도 설레게 하는 매력을 가진 꽃이지 않나 싶다. 이런 날엔 향미 깊은 에스프레소에 고소한 마카데미아 밀크로 만든 라떼에 벚꽃 시럽을 살짝 넣은 커피가 생각이 난다.
오늘은 지난회에 예고했듯, 에스프레소 추출에 대해 알아보겠다.
에스프레소 추출은 일반적인 향료나 설탕을 넣어 만드는 음료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에스프레소 추출기계는 이탈리아에서 처음 알려져 현재는 전세계적으로 퍼져 모든 카페에서 쓰고 있을 만큼 표준이 되었다. 펜데믹을 겪으며 가정에서도 작은 에스프레소 머신의 수요도 늘어나기 시작했고 현재는 상업용만 만들던 유명한 에스프레소 회사들이 가정용 모델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럼 지금부터 제대로 된 에스프레소를 추출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할 요소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1) 커피의 양 (Dose)
한잔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현재 가지고 있는 추출 바스켓에 어느 정도의 커피 담을 것인지 정하는 게 제일 먼저 할 일이다.
전통적으로는 원샷 기준으로 8 – 10g. 그리고 더블 샷의 경우에는 대략 14 – 16g. 의 커피를 사용하는데 최근에는 한잔에 18 – 20g을 사용하는 추세다.
그 양의 결정은 바리스타가 추구하는 맛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며, 어떤 음료를 만드는가에 따라 (예: 라떼, 카푸치노) 커피의 양이 달라 지기도 한다. 또, 원두의 배전강도에 따라 커피의 양이 또 달라지기도 하는데 최종적으로는 바리스타의 취향 또는 고객의 취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2) 커피 추출시간
잘못된 추출시간은 같은 원두라도 더 쓴맛이 나거나 반대로 너무 가벼운 맛을 내게 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다.
일반적으로 25~30초 정도로 짧은 사간동안 에스프레소 머신 내부 보일러에서 데워 진물을 (90°C – 93°C) 9기압이라는 높은 압력을 통해 포터필터 내부 바스켓의 고운 커피 입자를 투과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커피입자가 물에 녹아들고 물에 수용되지 않는 커피 오일을 함께 밀어내며 황갈색의 아름다운 에스프레소가 추출이 된다.
일정시간이 지나면 물에 수용될 수 있는 커피 입자와 오일은 다 빠져나가게 되고 이 시간을 넘어 추출을 계속 한다면 샷은 금방 묽어 지며 불쾌한 맛이 에스프레소에 섞이게 된다. 그래서 가장 향미가 높고 질 좋은 균형 잡힌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추출시간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3) 커피 분쇄도
에스프레소용 커피 분쇄도는 입자가 가늘수록 물에 녹아들 수 있는 수용성을 높여 주어 짙은 농도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게 하지만 물이 투과할 때의 저항을 높이기 때문에 추출시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커피 입자가 클수록 물이 투과할 때의 저항을 낮추고 원활한 추출이 가능하게는 하지만 물에 녹아들 수 있는 커피 입자들이 적어 싱거운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용 원두커피 분쇄도는 가늘게 (fine) 하는 것이 맞지만 그 고운 정도를 잘 조절하여 적당한 추출 저항과 원하는 추출 시간을 실현할 수 있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 에스프레소 기계를 마련하려고 하거나 현재 집에 가지고 있다면 이 기회에 한번 이러한 요소들을 적용해서 본인에게 가장 맞는 에스프레소를 만들어 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