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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이별의 예의

2017-08-17 00:00:00

IMG_1065밴쿠버에서의 7년~~공항 가는 길이 익숙해질만도 할 텐데…썸머 스쿨이 끝나는 이번 여름도 두 아이를 공항에 떨구어 놓고 오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7년을 해 오던 일인데…
이 일만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거 같다.
이번 주는 이제 시작하는 우리 집 새내기 아이들의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20명이다. 우리 집을 거쳐간 아이들이…
길게 있었던아이들도 있었고, 짧게 한 달을 있었던 아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정이 드는 건 함께 머무는 시간 때문만은아닌 것 같다.홈스테이를 대부분 부부들이 사명감으로 할 지 생계로 이어갈 지는 그들의선택에 따라 다를 것이다.
처음도 그랬고,지금도… 아이들의 성향과 진로까지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 일을 해야 하는 의미가 있을지 항상 생각하게 된다. 7년전 아이들은 늘 우리 부부의 교육관을 잘 따라 왔기에… 그래서 더 감사함으로 인연을 이어간 것이 아닌 가 싶다. 새로 운 아이들과의 만남은 짧게는 7개월, 길게는 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해 오고 있다.
현재 한국 아이들의 정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타인과의 조화를 이루어 가는 마음이 부족하게 느껴지는건 때때로 우리의 마음을 허전하게 만들기도 한다. 공부를 열심히 하여 훗날판검사가 되고 의사가 되었는데도 그들의 정서의 문제나 사회적 문제가 기사화 되는 경우를 매스컴을 통해 종종 접하게 된다. 이건 기성 대세가 한번쯤은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어쩜, 영재교육원의 입학을 거절하고 이 넓은 세상에 나와 아이를 키우게 된 나의 선택이 지금까지후회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1년 전, 한국의 원하던 고등학교를 입학하지 못 하여 이 곳에 오게 된 아이가 있다. 1년이 지난 그 아이가 우등생이 되어 있는 건 부모님과 아이 그리고 우리 부부가마음의 삼위일체가 되었기 때문일 것 이다.
처음 녀석을 맞이했을 땐 180cm의 키에 90kg이 넘는 몸 무게를 가진큰 덩치의 아이답지 않게 어깨는움츠러 있었고 집 사람들을 대할 때도 경직되어 눈치를 보는 모습에 사실…걱정이 컸던게 진심 내 마음이었다.갈 길이 멀어 보였다.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고민이 시작 되었다. 우선은, 가족에 대한 불신이 컸던 모습이 보였기에 이 문제부터 풀어주고 싶었다.아마도 많은 한국의 청소년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끊임없이 대화하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며 학업에 열중케 하다보니…
1년이 지난 지금 아이는 정말 많이 바뀌었다. 성적도 우수하지만 그것보다 더 기특한 건 잘 웃는다는 것이다. 사람들과의 소통하는 법을 알고 세컨더리 아이들 중에선 큰 아이다보니리더 역할을 똑부러지게하고 있다.카톡으로 아버지께 안부조차 묻는게 어색하여 이모~~부르며 휴대전화를 들고 와 상담을 청하고…그런 아이에게 부모님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며 글 쓰는 법도 알려주어야 하는게 나의 일인 것이다. 학습에 대한 부분은 계획을 잘 세워 나아가면 되지만, 몇 년을 떨어져 지내는 부모와의 유대 관계도 생각을 해야 하는 게 어른의 몫이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이라 생각이 든다. 이렇게 부모님께서 믿어주고, 아이는 우리를 믿고 우리또한 항상 아이를 믿기에…그래서 더 책임이 느껴지는 관계라면 유학을 온다고 가족과 소원해 진다는 보통의 걱정을전환케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좋은 케이스도 있지만…
반대로 이런 경험도 있었다.
작년 5월쯤이었다. 우리 집 이야기를 아이들이 SNS에 올려 놓은 것을 보고 연락을 주었고, 부모님까지 연락이 와서 밴쿠버의 한 섬에서 캐네디언홈스테이를 하고 있는 딸아이가 잘 적응하지 못하고 더군다나 먹지도 못하여 몸무게가 40kg도 안 되어 속상하시다며 우시는데…그래서 절차를 받아 이 곳으로 옮겼음 하신다는 말에 진행을 해 드리게 되었다. 10학년으로 한 학년 낮추어 공부를 하던 아이를 계획하여 1년을 앞 당겼고 올 6월에 졸업을 하는 경우였는데…2월이었다. 조기 졸업을 위해 필요한 모든 플랜이 끝난 후 영어 프로빈셜만 남겨 두게 된 아이는 다른 홈스테이로 옮기게 되었다고 떠나기 이틀 전에 전달하였다. 정확한 이유는 지금도 잘 모른다. 위가 안 좋아 아침마다 죽을 끓이고, 음식을 가리는 아이라 과일을 매주 박스로 주문하여 먹이며 7개월을 머무르며 51kg까지 되었다. 생일 날 생일 상 차림에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눈물을 보였고, 졸업식에 입을 드레스를 선물하였을 때도 감동이라며 눈물을 흘렸는데…어느 날 갑자기 나간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만 해도 무슨 사연이 있겠지…그러면서 가는 날엔 이제 가면 아이가 좋아하던 음식을 못 먹을 것 같아 고기를 굽고 떡을 해 먹이며 용돈도 챙겨 보냈건만… 며칠이 지나 아이들을 통해 돌아오는 소식은 있지도 않던 억지의 말과 선물로 받았던 것들을 내버리 듯 두고간 것을 알고나니 어른인 내 마음이지만큰 상처로 남았던 일도 있었다. 몇 개월이 지난 지금도 잘 모르겠다. 무엇이 그다지 서운했는지…함께 지낸 우리 아이들 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던 이 일을 우리들은 지금도 씁쓸해하며 얘기하곤 한다. 이렇듯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모두의 마음이 한 마음이 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가끔은 어른보다 아이들의 마음을 볼 때가 더 두려울 때가 있다. 이번이 한 번이고 다음에 두번 째가 또 올 것이다. 매번 겪으며 담대해지고 싶은데…그게 쉽지가 않다.
이런 일에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이들의 마음에 상처가 컸을 것이다. 모두가 처음엔 열정으로 시작하였을텐데 시간이 지나며 그런 의욕이 꺾이는게 아닌가 싶다.
만남이 중요하듯 헤어짐도 중요하다. 내가 함부로 지내지 않는 이유는…헤어질 때 웃기 위해서다.
그리고 여건이 허락 된다면, 이 곳에서 독립을 하더라도 도움이 필요할 땐 늘 힘이 되는 조력자가 되기 위해서다. 1년 남짓 머물다 대학생이 된 아이는 지금도 어느 때가 되면 만나서 밥을 먹기도 하고, 생일 날이 되었을 때 미역국이라도 끓여 줄 수 있는 관계로 잘 지내고 있다. 이런 모습이다.
인연이 맺게 되었다는 건…소중하게 지켜가라는게 아닐까? 헤어짐은 반드시 있는 일이니 우리 인간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 이지만 관계의 소중함을 아는 건…그리고 행 하는 건 우리의 몫이지 않을까 싶다.
나는 홈스테이 맘이다. 외부에서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을 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함께 하지 않았다면 말로 표현하지 말고 지나쳐 주었음 하는 바람이 크다.
모든 걸 갖춰진 아이를 돌볼 때도 있지만, 무슨 이유인지 우리와 인연이 되는 아이들이 특별한 경우의 아이들만이라면…그래서 모든 이들이 반기지는 않는 경우라면 누군가는 만나야 하기에 그게 우리가 되어 보려 한다.학교의 문제아였던 경우, ADHD가 있어 학교에서도 걱정을 하는 경우, 늘 우울하여 사랑을 애원하는 경우, 양 부모의 사랑의 완전체를 경험하지 못 해 마음이 아파했던 경우…등등
우리는 피하고 싶지 않다.주어진 우리의 인연들에게 조금이라도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다면 계속나아가고 싶은게 이 일에 대한 우리의 마음이다.
힘이 빠져 지칠 때, 며칠 전 고맙다며 카드와 초콜릿을 내밀던 내 아이의 마음을 받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그래서 다시 일어서게 되는 이 일을 조금은 더 해 보려한다.
기존의 우리 아이들에게는늘 든든한 기둥이 되어 주어 감사하고, 그런 형과 누나들을 따라 착하게 노력하는 막내 새내기들에게도 감사하며 정말 많이 아끼고 사랑한다는 말을 표현하고 싶다.
– 우리 아이들의 한 마디 –
어른의 훈육을 위한 한 마디 보다 형과 누나들의 잔소리 한 마디가 더 와닿는 이유~
그게 바로 함께하는 우리들의 아름다운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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