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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모가 자녀의 치유자가 되길

2018-11-09 00:00:00

(첫 번째 일상)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이런 말을 남기었다.
“자식을 기르는 부모야말로 미래를 돌보는 사람이라는 것을 가슴 속 깊이 새겨야한다. 자식들이 조금씩 나아짐으로써 인류와 이 세계의 미래는 조금씩 진보하기때문이다.”

오늘 이말이 문뜩 생각난 이유는 ,부모의 모습이 모두 같지 않음을 느꼈기 때문이다.대부분 부모님들의 자식을 바라보는 마음은 애틋함과 절절함이 있다. 자녀가 항시 크고 작은 갈등을 야기시키는 일이 생긴다하여도 부모이기에 보듬고 힘듦을 이겨나가는 일이 일상이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도 자식을 외면 할 부모님은 없을 거라는 내 생각에는 대부분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 우리 가정에 아이를 맡기길 원하시는 어머님을 만난 적이 있었다. 함께 유학을 와서 이 곳의 생활을 잘 적응할 것이라는 기대는 얼마 가지 못했고 게임중독이라는 장벽에 관계가 흐트러진 어머니와 아들의 생활을 들을 수 있었다. 그 관계의 심각성이 시간이 갈수록 커지다보니… 아이와 떨어져 지내는 방법을 택하고 싶으셨던어머니의 모습은 많이 지쳐 보였다.
사실, 게임중독, ADHD, 우울증, 대인기피, 학습장애 등의 증상을 갖고 있었던 아이들을 보살폈던 내 경험으로는 아이를 돌보는 것은 크게 겁나진 않았다.
이보다 더 현실적인 문제는, 캐나다를 떠나실 계획이 없으셨던 어머니의 상황이었다.누나가 있었기에 이해가 되기도 하였지만, 내 판단은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맡게된다면 아이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언제나 손이 닿을 곳에 어머니가 계시고, 새롭게 의지하는 가정을 믿고 따라야하는 책임감이 부족 할 수 밖에 없을 이 환경이 결코 좋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어머니께 확답을 드리지 못하고 헤어졌던 첫번째 만남이었다.
잊혀질 것 같은 이 만남은, 그 후로 일주일이 지나도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새벽기도 중에도 일상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매번 생각나는 것은 나도 어머니이기에마음이 쓰이는 양심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또한, 아이와의 트러블 중에 경찰관까지 다녀갔다는 이야기가 귀에 맴돌았고, 또 다른 문제가 일어나지나 않았을지 걱정이 되는 것도 이유일 것이다.
문자 한 통으로 안부를 물은 어느날 아침,그 이후로 며칠이 지나 아이가 학교를 가지 않기 시작하였다는 소식을 전해오신 어머니께서는 목소리에 희망 한자락도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았다.
안쓰러운 생각에 커피 한잔과 위로를 드리고 싶었던 나는 어머니와 적지않은 시간을다시 보낼 수 있었다. 긴 대화의 시간 중에 아이에게서 걸려 온 수화기 넘어로 들리었던 정말 해맑은 목소리는……, 현재 갈등을 겪고 있을거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엄마를 좋아하는 것 같았기 때문에 난 잠시 당황도 했었다. 반면에, 너무도 차갑게 대응하시는 어머니의 모습. 그리고 전화를 먼저 끊어버리시는 순간, 나도 모르게 내쉬어지는 한숨은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내 일이 아니다.
나는 어쩜 처음 의도대로 차한잔에 어머니 마음만 위로 해드리면 좋았을지 모르겠다.하지만, 많은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 경험해 본 조력자로서 그저 웃으며 넘기는 일은하지 못하였다.
아이에게 왜 차가우신지…
따뜻하게 말이 건네어지지 않은 모습 등과 게임중독은 고칠 수 있는 것이고, 부모님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임 등을 설득시킬수 밖에 없었다. 결론은 못 내었다. 그저 함께 있는게 고통이라는 어머님이 가엽게 여겨지면서도 어른과 아이의 상황은 언제나 어른이 해답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나의 고정관념 때문에 실패한 상담이 된것 같았다. 거리와 아이를 온전히 내가 돌볼 수 있는 조건만 맞추어졌다면……
‘제가 얼마간이라도 키워서 보내드릴게요.’ 라는 말이 입에서 맴돌았지만, 상황은 도움을 줄 수 없는 경우였기에 그가 정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였다.
내경험상, 아이들의 일탈이 누그러질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다려 주는 어른의따뜻함은 덤인것이다. 성인이 되기전까지의 아이들은 그렇게 변화시킬 수 있고, 더나은 정말 괜찮은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관리형 홈스테이의 이모가 아닌, 다양하게 힘들었던 아이들을 키워 본 어머니로, 많은 부모와 대화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려는 요즈음의 나는……, 대화로서 상담자로서새롭게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가고 있다.
가족의 중요성과 구성원의 하나됨이 이 세상을 많이 변화시킬것이라는 나의 확신은모든 부모가 자녀들의 마음의 치유자가 되길 간절히 바라여본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은 이런저런 역할로 곳곳에 자리잡은 선생님들의 공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현대의 부모가 되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첫번째의 선택받은 조력자는 온전히 부모 몫이기에 부모는 오늘도 이겨야하는 리더인 것이다.

PS: 우리의 아이들은 너무도 많이 부모를 닮았어요. 아이가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생각이 든다면, 나를 되돌아보는 연습이 필요하고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게 부모만이 할 수 있는 내리사랑인 것입니다.

(두번째 일상)
10월의 마지막 날 공항을 향해 달리는 우리 부부는 캐나다 대학교 새내기의 조잘대는 수다에 여유로운 미소로 흐뭇해지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또래 아이들보다 1년 이상을 일찍 대학생이 된 아이는 본인이 그토록 가고 싶어하던한국대학교의 1단계 합격으로 인터뷰를 치르러 가는 길이었다.
한국에서 전해오는 우리 세 아이의 1단계 합격소식은 뿌듯함으로 되새겨지는 시간이되고 있다. 모두 제 학년보다 앞서서 졸업과 입학을 하는 아이들에게 ‘스펙’ 이라는 명목으로 좀 더 많은 활동을 준비시켰고 ,거기서 오는 부담감을 내게 보일때마다 이 일을 왜 하는지의 물음과 답을 하던 나는 지금 좋은 소식으로 응답받는 이 시간이 행복하다.
본인들의 경험으로 “우리 집 좋은 가정이다”라고 추천한다는 아이는 친구들이 우리가정을 오고 싶어함에도 망설이는 이유는 한가지라며 아쉬워한다. 그것은‘ 통금시간’이다. 8시인 통금시간과 공부방 시간이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그 말에 웃음이 나온다.이해가가기 때문이다.
바깥 세상의 유희를 알아버린 성장기의 아이들은 이해가 가지않는 집안의 규칙일 것이다. 다만, 이 곳에서 자라고 머무는 아이 입에서 만족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그걸로 된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홈스테이와 다툰다 ,싸운다’ 이런표현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에 이모부, 이모께 말씀 들었다’라고 한다며 친구들이 하는 표현을 이해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고 녀석의 입이 참 예뻤다. 어쩜,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한 여우짓일지도 모른다.
그러면 어떤가? 싶다. 적어도 어른을 대하는 예의는 알 것이고, 함께 하는 사람들에대한 소중함도 알기에 이 아이는 좋은 아내, 엄마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부디, 한국입시에도 모든 내 아이들에게는 꽃길이 되어 승리하길 기도해본다.

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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