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 올때 읽으면 잠 오는 커피 이야기 52
새로운 취미 생활을 시작하면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장비이다. 골프를 처음 시작했다면 골프채, 신발, 장갑, 옷 등이 있고 가격과 쓰임새도 정말 다양할 것이다. 우리는 종종 처음 취미생활을 시작한 사람이 가장 비싸고 가장 화려한 장비를 갖추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그 취미 생활을 나름 오래 한 분들이 보기에는 작은 경차에 커다란 오프로드용 차량에 다는 크고 광폭도 넓은 타이어를 달아 논 듯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다. 드립커피 용품들도 비슷하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경험, 지식, 그리고 숙련도에 따라서 기구들을 구비해야 가장 멋진 커피를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꼭 화려하고 비싼 도구로 드립하여야만 커피의 개성을 잘 살릴 수 있지도 않으며 저렴하고 본인이 해당 도구에 이해도가 높고 사용한 기간이 길수록 가장 맛있는 커피가 내려지지 않나 생각해 본다. 오늘은 드립용 도구 몇 가지를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커피를 추출하는 데는 반드시 공통으로 쓰이는 원두와 그라인더를 빼면 드리퍼와 종이필터, 그리고 드립퍼를 받치고 커피를 받을 서버와 드립포트, 저울, 온도계 (입문자라면) 가 필요하다. 저울과 온도계는 의외로 무시할 수가 없는 도구로, 커피라는 음료의 특성상 조금의 수온 변화와 용량 변화로도 맛이 쉽게 변한다. 이는 드립뿐만 아니라 다른 brewing도구 에도 통용되며 정확한 계량을 통해 이상적인 맛에 접근하는 것이 좋다. 생각보다 조건이 까다롭지만, 그래도 가정에서 에스프레소 대비 낮은 가격에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에스프레소도 기술의 발전으로 휴대용 기기들이 상용 머신급 수율이 나오기도 하는 등 가정에서의 접근성도 많이 올라갔지만 보일러와 라떼용 스팀기를 갖춘 제대로 된 가정용 머신은 여전히 가격이 높은 편이다.
그럼 가장 기본이 되는 드립용 도구인 그라인더를 먼저 알아보기로 하자. 홈카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 중에 하나는 그라인더 장비라고 입을 모은다. 원두로 보관하면 2~3주는 가정에서 보관이 가능하나, 분쇄된 원두로 구입할 경우 1주일 정도 지나면 커피의 아로마 향이 모두 날아가 버리고, 산패도 더 빨리 진행이 되므로, 가정에서 신선한 커피를 즐기기 위해서는 그라인더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그리인더는 수동식(핸드밀) 과 전동식이 있다.
1) 핸드밀 – 말 그대로 손으로 돌려서 분쇄하는 기구인데 전동식이 개발 되기전에 가장 많이 사용했으며, 대량으로 분쇄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가정용은 거의 1~4인분정도 한 번에 분쇄 가능하나 사실 이것도 꽤나 노동력이 필요로 한다. 가격은 비싸지 않으나 시간, 정성, 노동력이 많이 요구되기에 예전 보다는 수요가 줄어든 편이며, 요즈음에는 장식용으로 사용하기도 하며 커다랗고 고풍스러운 핸드밀은 까페에서 인테리어용으로 두기도 한다.
2) 전동 그라인더 – 가정용 소형으로도 많이 개발되고 가격대도 많이 대중화되어 수요가 늘어 나는 추세이다. 모든 카페에서는 예전부터 필수적으로 사용을 하고 있으며, 여전히 상업용은 가격이 많이 비싼 편이지만 분쇄가 빠르고 입자가 균일하고, 바라스타가 원하는 입자 크기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분쇄할 경우 내부에 있는 칼날이 열이 발생하여 커피 분쇄 과정에서 향미가 일부 손상될 수 있어, 가급적 적당한 시간 간격을 두는 것도 필요하다. 전동 그라인더 가격은 고급사양일 경우 $10,000불이 넘는 것도 있으나 가성비 좋은 그라인더는 $1,000불 아래 가격도 많이 있다. 가정용은 $300~ $700 불 정도면 구입 가능하다.
전동 그라인더도 칼날 그리고 분쇄 방식에 따라 종류가 다양한데 소형 블렌더 형식의 일자 칼날로 마늘다지는 기구 같은 그라인더 방식만 피하면 그 외의 그라인더들은 무난하게 드립커피를 내릴 수 있다. 다음화에서는 드립서버와 드립필터에 대해서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