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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선종…“기숙학교 역사적 사죄, 영원히 기억될 것”

2025-04-22 07:26:29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이탈리아 현지시간 오전 7시 20분경 88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캐나다에서 가장 많은 신자를 보유한 종교의 세계적인 지도자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캐나다 가톨릭 신자에게 진보적인 지도자로 기억될 것이다. 그는 교황청의 접근 방식을 변화시키며, 원주민과의 관계 개선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교회가 평신도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도록 이끌었다.

바티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이탈리아 현지시간 오전 7시 20분경 88세의 나이로 선종했다고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캐나다에서 가장 많은 신자를 보유한 종교의 세계적인 지도자였다. 2021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약 1,100만 명의 캐나다인이 자신을 가톨릭이라고 밝혔고, 이는 종교가 없는 사람들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그의 재임 중 가장 큰 영향력 중 하나는 캐나다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 사항 중 하나였던 원주민 기숙학교에 대한 공식 사죄였다. 이는 캐나다 땅에서 직접 이루어진 역사적인 사과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 “교회의 일부 구성원이 원주민의 학대, 문화 파괴, 강제 동화를 저질렀던 것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약 10만 5천 명의 원주민 아동들이 100년 넘게 기숙학교에 강제로 보내졌으며, 그 중 약 60%가 가톨릭 교회가 운영한 시설이었다.

마크 카니 총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대, 정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를 몸소 실천하며 전 세계 양심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며 “그의 유산을 이어가야 할 때” 라고 말했다.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총재도 “교황의 겸손함, 자비, 그리고 변함없는 신앙은 수백만 캐나다인은 물론 전 세계 모든 신앙인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다”며 애도했다. 토론토 대교구장 프랭크 레오 추기경은 “교황이 사랑으로 신자들을 이끌며 전 세계에 평화와 희망, 사랑의 대사 역할을 했다”고 추모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으로서 교황청의 수장이 되었고, 미주와 글로벌 사우스 출신 최초의 교황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었다. 그는 세계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기존의 교회 관행을 보다 개방적으로 바꾸려는 ‘진보적 교황’ 으로 불렸다. 예를 들어,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허용하는 등 기존 교리 해석보다 더 포용적인 입장을 취했다. 다만, 이러한 축복은 혼인 성사와는 다른 형식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뒀다.

2024년 12월, 그는 21명의 새 추기경을 임명하며 교회 개혁 노선을 이어갔다. 이 중 일부는 교회 내 보수주의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교회를 더욱 포용적인 공동체로 만들기 위한 장기 논의 과정에 핵심 역할을 했다. 이러한 노선은 교황의 대표적 유산 중 하나로 평가된다.

토론토 대학교 교수이자 작가인 랜디 보야고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흥 인터뷰를 자주 하며 대중과 소통했고, 이는 이전 교황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황의 발언이 종종 해석 차이를 불러일으켜 신학적 혼란을 야기한 경우도 있었다. 특히 지난해 말 “모든 종교는 하느님께 이르는 길”이라는 발언은 일부 보수 신학자들 사이에서 이단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보야고다 교수는 “교황의 리더십은 위계적이고 폐쇄적인 교회 이미지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는 비 신자 에게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