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 수기 양영승의 ‘태극기가 나 영승이를 알아보는가?’ 여섯번째 이야기
글 사진 양영승
밴쿠버에는 지역마다 한인들을 위한 교회, 동아리 그룹들과 취미를 함께하는 모임들이 많다. 그 중 나는 기독실업인회 (K-CBMC)에 정기적으로 참석한다. 이 모임은 매주 토요일 아침 7시 30분에 조찬으로 모여서 밴쿠버를 방문하신 유명 인사들이나 해외 선교사들과 목사님들의 간증을 들으며 서로 격려하고 위로한다. 주 안에서 교제하며 지나온 27여년이 흘러 가는 동안 원하는 회원들과 함께 해외대회에도 가끔 참석하며 세계 각처에서 모인 CBMC 회원들과 교제한다. ‘비즈니스 세계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게 된다’라는목표를 가지고 대회에 참석하는 일을 작은 보람으로 삼고 있다.
2003년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제3차 유럽 한인 CBMC 대회 때에는 60 세가 되는 해였다. 나는 이제까지 해 오던 일을 모두 정리하고 조기은퇴를 기념하는 계획으로 부부 동반 10 여명이 함께 여행했다. 그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둘째 딸도 함께 우린 셋이서 가벼운 마음으로 대회에 참석하여 강사님들의 설교와 간증을 듣는 중에 환상이 번쩍 스쳐갔다. 그 후 나는 밤새 기도하다가 은퇴해야되겠다는 생각의 변화가 일었다.
모세가 하나님 명령 앞에서 자기는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이라 하나님께서 명하신 일을 못 하겠다고 변명만하는 80세된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모세야!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 ?’ 마치 하나님께서 나에게 “영승아!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 네가 지금 은퇴 하면 무엇으로 나를 영화롭게 하겠느냐 ?” 하고 물었다.
“하나님! 제 손에는 지금 망치 (Hammer) 밖에 없는데요!”
“이제 돌아가거던 그 망치를 다시 들어라. 내가 네 때가 되면 은퇴하도록 기회를 주겠다” 고 하신 그 말씀이 대회가 끝나고 비전 트립 하는 동안 내 마음속에 맴돌았다. 그래서 Surrey 에서 지금의 Body shop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인 1.5세가 얼마전에 은퇴하고 싶다는 그 말이 떠올라 여행에서 돌아오자 마자 다음날 그 친구에게 찾아갔다. 나는 지금도 은퇴하고 싶다는 그 마음에 변함이 없느냐고 물었고 그는 반가워하면서 인수하겠다면 서두르자고 해 바로 그 자리에서 계약이 성립되었다. 나는 그가 원하는 금액의 50%를 지불하고 나머지 50%는 내가 후한이자로 그에게 모기지 얻은 것으로 해 인수했다.
당시 건물 주위에는 노숙자들이 많은 우범지대이었는데 그 근처에는 평상시 전혀 가보지 않던 지역이었다. 매입한 후 건물 주위 땅 좌우 끝까지 Fence를 치고 장비도 새로 마련 하고 많은 자금을 들여 옆에 빈마당에도 텐트를 치고 철문도 달았다.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후 주위가 조용한 시간에 공장 이곳 저곳을 돌아본 후 손을 씻으며 앞에 거울을 보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나님! 저 지금 잘 하고 있습니까”라고 묻자마자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가 천장 좌우 사방에서 들려오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밖에 나와 보니 한여름 오후 6시면 해가 중천에 떠있는 대낮에 우박과 함께 굵은 소나기가 방금 처 놓은 약 2500스퀘어 피트 되는 천막 위를 마구 두드렸다.
나는 거품이 묻은 양손을 높이 들고 ‘아!! 하나님! 지금까지 저를 지켜보고 계셨군요. 이렇게 까지 환호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축복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아! 하나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잘해보겠습니다”고 말했다. 그리고 양손을 높이 들고 빗물과 콧물, 눈물이 범벅이 되어 하늘을 우러러보며 감격해하고 있을 때 소나기와 우박이 서서히 남쪽 하늘로 멀어져 가며 찬란한 저녁 노을 햇빛이 오랫동안 나를 비추어 주고 있었다.
그 황홀하기까지 한 햇빛을 받으면서부터는 마음에 두려움과 염려가 사라지고 평화스러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걸어가세 믿음 위에 서서 나가세 나가세 의심 버리고’ 기도를 드렸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지난 18년 동안 이 공장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일을 계속 해오면서 나름대로 정성을 다하여 나의 믿음의 분량대로 소신껏 하나님께서 명하신 일이라고 생각되면 이런 저런, 사회 사업에도 참여했다. 아울러 큰 딸 결혼 이후 남은 자녀들 세명 모두 출가하게 하여 주시고 지금까지 올 수 있도록 돌보아 주심에 더욱 감사를 드린다.
이 공장에서 지나온 날들이 벌써18년 80세가 되어 가고 있다.
하나님 아버지 이제 바라옵기는 저에게도 제 인생에 남은 날들을 계수할 수 있는 지혜를 허락하여 주시어서 하나님과 저 영승이 와의 무언의 약속들을 하나 하나 이행해 가며 아버지 영광 가리우지 않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나의 남은 생애가 될 수 있도록 은혜 내려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원하옵나이다.
유럽 대회 후 18년 동안 망치를 다시 들게 하여 주시고 이날까지 함께 해 주신 하나님 앞에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은 2019년 12월 31일 저녁입니다. 오늘 오전 에는 동네 이웃 들과 함께 모여 찬송하며 우리의 가곡도 부르며 송년의 시간을 보내고 밝아올 내일 2020새해를 맞이할 꿈을 꾸려고 합니다. 내일 새해 아침 교회에 나가 이곳에서 함께 살고 계신 형님네 가족들 과 주안에서 맺어준 믿음의 이웃 형제들과 45여년 동안 본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함께 해온 사랑하는 교우들과 함께 아버지께 찬양 드리며 신년예배 를 드릴 때에 모든 영광 하나님 아버지께서 홀로 영광 받아 주시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