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일 TuesdayContact Us

“올여름 패션은 구제 매장에서”…부유층까지 집어삼킨 ‘짠테크’ 열풍

2026-06-02 12:12:19

중고 쇼핑은 팬데믹 이후 불어 닥친 자산 양극화와 고물가 속에서 유통업계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MZ세대의 놀이 문화가 중고 쇼핑

지속되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캐나다인들의 삶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치솟는 유가와 살인적인 고물가는 여름 휴가 계획부터 장바구니 물가까지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많은 캐나다인이 여름철 지출을 줄이기 위한 돌파구로 ‘중고 쇼핑(스리프팅)’에 눈을 돌리고 있다.

TD 은행의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민의 상당수(35%)가 올여름 지출을 줄일 계획이며, 10명 중 4명 이상(44%)은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여행 계획을 변경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쇼핑의 즐거움을 포기하는 대신,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창의적인 대안을 찾고 있다.

조사 대상자의 절반에 가까운 44%가 올여름 ‘멤버십 포인트나 마일리지를 적극적으로 소진하겠다’고 답했으며, 36%는 중고품 구매처럼 ‘더 저렴한 대안을 선택하겠다’ 고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미·중 무역 전쟁과 이란 전쟁 등으로 촉발된 경제 불안 속에서 스리프티 매장 (구제·중고품 매장)를 찾는 캐나다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최근의 트렌드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실제로 4월 ‘해비타트’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캐나다인의 80% 이상이 고물가 압박 속에서 “중고 쇼핑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상식”이라는 데 동의했으며, 5명 중 3명은 중고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유통 시장 분석가인 브루스 와인더는 “중고 쇼핑은 팬데믹 이후 불어 닥친 자산 양극화와 고물가 속에서 유통업계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소비자들이 단 1달러라도 더 아끼기 위해 새로운 생존 방식을 찾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트렌드는대형 중고 유통 체인인 ‘밸류 빌리지’의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증명된다. 밸류 빌리지의 올해 1분기 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한 4억 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세이버스 밸류 빌리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월시는 이달 초 실적 발표에서 “신상 의류와 패션 잡화 가격이 계속해서 상향 압박을 받고 있다”며 매출 상승의 배경을 설명했다.

와인더 분석가는 비용 절감 외에도 젊은 층이 중고 쇼핑에 열광하는 또 다른 이유로 ‘재미’를 꼽았다. 그는 “쇼핑 자체가 마치 보물찾기 같다”며 “백화점 매대에 똑같이 진열된 기성품을 사는 대신, 세상에 하나 뿐인 독특한 빈티지 아이템을 발굴하는 재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밸류 빌리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멤버십 프로그램에 인공지능(AI) 모델을 도입하는 등 사활을 걸고 있다. 월시 CEO는 “전체 매출의 약 73%가 멤버십 회원에게서 나온다”며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은 매장 확장의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와인더 분석가는 “로블로의 ‘PC 옵티멈’ 처럼 대형 유통사들이 포인트 제도를 강화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커버하고 실질적인 보상을 줄 수 있는 생태계에 머무르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중고 매장을 찾는 발길이 저소득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월시 CEO는 “최근 우리 매장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고객층은 다름 아닌 ‘젊고 유복한’ 고소득 가구” 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브루스 와인더 분석가는 고물가 위기가 서민층을 넘어 사회 상류층으로까지 번지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취약계층 뿐만 아니라 경제적 허리 역할을 하는 중산층, 나아가 그 윗단계의 자산가들까지 물가 고통을 체감하기 시작한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국내 소비 시장의 차가운 현실을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