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스 밴쿠버의 인기 하이킹 코스인 그라우스 그라인드(Grouse Grind)에서 한 등산객이 절벽에 고립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스마트 워치 불빛으로 구사일생
하이커, 30m 추락 위기서 구조대에 구출
“내가 한 행동 따라하지 말라”…등산객 경고
지난 주, 코퀴틀람시에 거주하는 제라드 양(23)은 노스 밴쿠버 그라우스 마운틴 등반길에 올랐다가 등반 중 실족하는 바람에 30미터 아래로 굴러 떨어져 큰 바위 밑으로 깔리게 됐다. 해는 이미 지고 주변의 기온도 점점 내려가자 그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헬기 구조팀들이 그의 주변을 돌았으나 그를 발견하지 못 하고 그냥 돌아서자 그의 두려움은 더욱 커져 갔다. 그의 핸드폰 밧데리는 이제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됐고, 따라서 그의 한 가닥 희망은 사라져 버렸다.
그가 30미터 아래로 추락할 때 한 나무가지에 걸려 더 이상의 추락을 막을 수 있었지만, 헬기 구조를 통한 생명 연장은 이제 불가능한 듯이 보였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까지 삶의 의지를 버릴 수 없었다. 이제는 죽음만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순간, 그는 손목에 차고 있던 스마트 워치가 생각났다. 그러나 그의 손목시계의 밧데리 수명도 얼마 남지 않아 보였다. 그가 큰 바위 밑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구조팀들이 그를 발견하는 것 또한 쉽지 않아 보였다. 그는 남은 힘을 다해 손목시계에서 나오는 불빛을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평소 이 산을 자주 등반했던 양은 이 날은 하산 시 다른 루트를 따라 가보겠다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등반 동료들은 원래 루트를 따라 내려갔으나 그는 마지막 선택 길에서 모험심에 휩싸여 새로운 하산로를 따라 가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겼다. 그 때 시간은 이미 저녁 6시 30분을 지나고 있었다. 그는 곧 하산 루트를 잃게 됐고, 몇 번의 루트 탈출 시도 끝에 산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추락하게 됐다.
어둠 속에서 그의 손목시계에서 나오는 불빛을 마침내 발견한 헬기 구조팀은 밧줄을 이용해 그를 구조할 수 있었다. 구조된 양은 별다른 부상 없이 일부 찰과상만을 입었을 뿐이었다.
구조된 양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기적처럼 구조됐다고 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자신과 같은 무모한 모험을 하지 말 것과 자신을 구해준 헬기팀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두 번째의 생을 선물 받은 기쁨”이라고 하면서 다시 한 번 무모한 도전을 하지 말도록 당부했다.
그는 지난 주, 다시 그라우스 마운틴 등반 길에 올랐지만 정식 루트만을 돌고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