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들어 메트로 밴쿠버 일부 지역 주민들이 수돗물에서 곰팡이· 흙냄새· 조류 같은 맛이 난다고 호소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몇 주간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물맛이 이상하다”는 불만이 잇따르며 지역사회 관심이 집중됐다.
남조류 ‘지오스민’ 화합물 검출
“냉장고에 물 보관 권장”
메트로 밴쿠버 당국은 이에 대해 “이례적인 맛이나 냄새가 느껴질 수 있으나 수돗물은 안전 기준을 충족하며 마셔도 안전하다” 고 설명했다. 당국은 늦여름~초가을에 발생하는 자연적 조류 활동이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정수 과정에서 건강에 해를 끼치는 요소는 철저히 제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레딧 사용자 bshell99는 “조류가 떠오른다. 약간 ‘초록색’ 맛이 난다”고 말했고, 이에 ProfessorEtc라는 사용자는 “내 어린 시절의 물고기 어항 냄새 같다” 고 답했다.
이 지역의 식수 공급을 담당하는 메트로 밴쿠버 광역 지구 역시 비슷한 민원을 여러 건 접수했다.
품질관리 프로그램 매니저 제프 샤루아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몇 주 동안 약 60건의 신고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메트로 밴쿠버에서는 이런 정도로 맛과 냄새 관련 민원이 광범위하게 들어온 적이 없었다.”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각 시청과 보건당국에도 비슷한 보고가 접수되자, 직원들은 이번 상황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문제의 근원은 시모어-카필라노 정수장에서 발견됐다. 이곳은 밴쿠버, 리치먼드, 델타 및 인근 동쪽 도시 일부 지역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검사 결과, ‘지오스민’이라는 냄새 유발 화합물이 검출됐다. 샤루아 매니저에 따르면 이는 캐나다 전역의 여러 정수장에서 종종 도전 과제가 되는 물질이라고 밝혔다. ‘지오스민’은 남조류 라고 불리는 시아노 박테리아가 자연적으로 만들어내는 물질로, 인체 건강에는 해롭지 않다고 했다. “물은 여전히 마셔도 안전하다. 전 과정에서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다수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샤루아는 ‘지오스민’이 대체로 무더운 여름이 끝나거나 초가을에 나타나지만, 밴쿠버 지역에서는 매우 드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냄새 문제는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확실하지 않으며, “자연의 변덕에 달려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현재 메트로 밴쿠버는 지오스민이 검출되지 않은 카필라노 수원의 물을 더 많이 사용하는 중이다.
샤루아는 불쾌한 맛을 줄이기 위해 냉장고에 물을 보관하라고 권장했다. 차가운 온도는 냄새 성분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물에 레몬즙이나 오이를 조금 넣으면 냄새가 거의 사라진다는 사례들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기온 변화와 강수량 감소가 조류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맛과 냄새는 불편할 수 있지만 건강 위험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