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월을 보내며 / 윤문영

2025-12-22 15:44:27

내가 가장 좋아 하는 달은 11월이다

가을이 남아 있고

겨울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모양이 좋다

 

12월로 넘어 가는 십일월은

가장 낙엽의 향이 짙다

올 한 달을 조금 남겨 두고 징검 다리 건너듯

조심히 넘어가는 십일월

가을의 마지막 잎새, 겨울을 알리는 낮은 종

눈 싸인 십이월을 알리는 나즈막한 산야의 종

 

그리고

12월은 완벽하다

한 해가 정확히 흘러 갔으며

새해가 온다는 것을 정확히 알린다

더 이상 과거를 생각 하지 않게 하는 냉혹한 추위

 

올 한 해도

담 벼락에 덩쿨처럼 잘 넘어 흘러 갔으며

어떠한 일도 구비 구비 넘어진 일도 무릎을 일으켜 세우며

그동안 겪었던 우리들의 지난한 이야기를

뚜껑으로 다 덮어 버린다

 

내년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선물로 주는 십이월

 

다시 시작 할 수 있다는 희망에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어

감사한 십이월의 마지막 인사

가슴 벅차게 시린 가슴을 따듯 하게 여며 준다

 

내년에는 희망으로 가득하여

절망도 희망이 되게 하소서

 

징검 다리를 조심스럽게 건너

승리의 달이 되었으니

 

내년에는 더욱 더 복이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