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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해변서 숨진 B.C. 19세 여성…가족 “가슴이 무너졌다”

2026-01-20 15:12:24

호주 5개월 여행을 앞두고 공항에서 촬영된 파이퍼 제임스. 가족에 따르면 귀국 후 조종사 훈련을 받을 계획이었다. 사진=FACEBOOK

캠벨리버 출신 파이퍼 제임스

딩고(야생 들개) 무리 속 발견

호주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B.C.주 출신 10대 여성의 가족이 “사랑과 꿈으로 가득 찼던 삶이 너무 일찍 끝났다”며 깊은 슬픔을 전했다.

캠벨리버에 거주하던 파이퍼 제임스(19)의 부모는 딸이 호주 여행을 마친 뒤 캐나다로 돌아와 조종사 훈련을 받을 계획이었다며, 생기 넘치고 삶을 사랑하던 딸을 잃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제임스는 27일(현지시간) 오전 6시35분께 퀸즐랜드주 연안의 케가리(K’gari·옛 프레이저 아일랜드)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은 유명 관광지인 마헤노 난파선 인근으로, 발견 당시 시신 주변에는 약 10마리의 딩고(야생 들개)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퀸즐랜드 경찰의 폴 알지 경감은 “딩고들이 시신과 접촉한 흔적이 확인됐다”며 “몸에는 딩고가 만지거나 훼손한 것으로 보이는 자국이 있었다”고 호주 ABC 방송에 밝혔다. 다만 정확한 사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으며, 익사인지 딩고 공격에 의한 사망인지는 부검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공식적으로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호주 언론과 가족·지인들이 사망자가 파이퍼 제임스임을 확인했다.

아버지 토드 제임스는 “파이퍼는 일출과 아침 시간을 사랑하던 아이였다”며 “혼자 수영하지 말라고 늘 이야기해 왔는데, 이번에는 경계를 늦췄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에 따르면 제임스는 2021년 온타리오에서 B.C.주로 이주해 캠벨리버에 정착했고, 산과 호수, 자연을 사랑하게 됐다. 오프로드 바이크와 토피노 서핑을 즐겼으며, 고등학교 재학 중에는 B.C. 산불진화청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졸업 후에도 소방 인력으로 활동했다.

“그 일을 정말 좋아했다. 여름 내내 열심히 일해 돈을 모았고, 시즌이 끝난 뒤 5개월간의 호주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고 아버지는 회상했다.

파이퍼는 지난해 10월 친구와 함께 호주로 출국했으며, 스카이다이빙과 케가리 방문 등 여행 경험을 매일 가족과 공유했다. 케가리에서 머물던 호스텔에서 일자리를 제안받아 6주간 근무하기로 결정한 지 약 1주 반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

토드와 아내 앤젤라는 딸의 사망 소식을 친구의 어머니로부터 전해 들었다. 그는 “경찰이 문을 두드리는 상황을 피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하더라”며 눈물을 삼켰다.

부녀는 모터사이클이라는 공통된 취미를 나눴고, 파이퍼는 호주 여행 후 귀국해 한 시즌 더 일한 뒤 아버지처럼 조종사가 되는 꿈을 준비할 계획이었다.

이제 제임스 가족에게 남은 것은 외동딸을 잃은 깊은 슬픔뿐이다.

“우리는 멍해졌다. 이런 감정은 처음이다. ”토드 제임스는 SNS에 “우리의 심장은 산산조각이 났다. 전염성 있는 웃음과 따뜻한 영혼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딸의 강인함과 꿈을 향한 열정을 존경했다”고 적었다.

가족은 부검이 마무리되는 대로 딸의 시신을 캐나다로 데려오길 바라고 있다.

캐나다 글로벌어페어스부는 “호주에서 발생한 캐나다 국민 사망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가족에게 영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레이저 코스트 지역의 조지 시모어 시장은 이번 사고를 “엄청난 비극”이라고 표현했다. 현지 당국은 시신 발견 지점 인근 캠핑장을 폐쇄하고 공원 순찰을 강화했다.

시모어 시장은 “케가리의 딩고는 이 지역 생태계의 일부이지만 위험성도 존재한다”며 “최근 4~5년간 딩고의 공격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딩고에 의한 마지막 치명적 사고는 2001년 케가리에서 발생한 9세 소년 사망 사건이었다.

현재 케가리에는 약 200마리의 딩고가 서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