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9일 ThursdayContact Us

“조기 예약 vs 관망”…고물가 속 여행 전략 바꾸는 캐나다인들

2026-04-09 16:06:28

전문가들은 “현재 여행 시장은 가격 변동 폭이 크고 시기별 편차가 심하다”며 “개인의 일정 유연성과 여행 목적에 따라 전략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비용 대비 가치가 높은 목적지나 유연한 일정 등 전략적인 선택에 집중

항공료와 숙박비 등 여행 비용이 급등하면서 캐나다 여행객들의 예약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찍 예약해 가격을 선점하거나, 반대로 막판 할인 기회를 노리는 ‘관망형’ 소비가 동시에 늘고 있다.

해외여행을 즐겨온 에이단 드수자 씨는 과거에는 최소 6개월 전에 여행을 계획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그는 “이제는 6개월 전 예약으로도 충분히 낮은 가격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항공권과 호텔 요금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데다, 수요 변동성이 커지면서 가격 예측이 어려워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는 최대한 일찍 예약해 가격 상승을 피하려 하고, 또 다른 소비자는 막판 할인이나 프로모션을 기대하며 예약을 미루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오는 12월 여행을 앞둔 드수자 씨는 지난달부터 일본 행 항공권 가격을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티켓 가격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확신할 수 없어 평소보다 일찍 서둘렀다” 며,“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고 상황이 변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계획을 세울 시간을 더 확보하고자 6개월보다 훨씬 앞서 준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동 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은 항공사의 제트 연료비 부담을 가중시켰고, 운전자들 역시 주유소에서 치솟는 유가를 목격하고 있다. 이는 장거리 비행은 물론 자동차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 모두가 이전보다 더 지갑을 크게 열어야 함을 의미한다.

여행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여행객들은 이러한 고물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부는 평소보다 훨씬 일찍 예약에 나서는 반면, 다른 이들은 가격이 내려가기를 기대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도박’ 을 감행하기도 한다.

웨스트젯, 에어캐나다, 포터 항공은 최근 몇 주 사이 특정 노선 예약에 대해 유류할증료를 도입했다. 이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직후부터 오르기 시작한 항공권 가격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행사 ‘플라이트 센터 트래블 그룹’ 홍보 담당 이사 암라 두라코비치는 “특가 상품을 기다리며 시간을 끄는 대신, 가격과 좌석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예약을 서두르는 캐나다인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가) 여전히 조정 중이지만, 가격 상승이 아직까지 여행 수요를 꺾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드수자 씨와 그의 친구들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였다. 결국 그는 이번 주 일본 행 티켓을 ‘합리적인’ 가격에 예약하는 데 성공했지만, 다른 나라에서 하루 동안 경유해야 하는 일정을 감수해야 한다. 그는 “조회하는 시점과 경로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했다. 어떤 때는 안정적 이다가도 갑자기 치솟기도 했다”고 전했다.

여행사 ‘OST.트래벌’의 CEO 제이슨 사라치니는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향하는 중동 경유 노선과 달리, 중동을 거치지 않는 항공편은 비교적 안정적이며 운항 차질도 적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사라치니 CEO는 대다수 고객이 조기 예약에 몰두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일부 국제 여행을 제외하고는 예약을 취소하는 사태도 벌어지지 않고 있다. 그는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망설임’이다. 불확실한 상황이 소비자들의 마음에 의구심을 심어주고 있다”며 많은 이들이 ‘관망 모드’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최악의 경우 올해는 여행을 가지 않거나 국내 여행으로 대체하겠다”는 심리가 퍼져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여행 보이콧 운동과 맞물린 높은 여행 비용은 많은 캐나다인들이 국내 휴양지를 선택하거나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으로 발길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사라치니 CEO는 “현재 세계 정세를 고려할 때, 안전과 비용은 사실상 하나로 묶여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두라코비치 역시 이에 동의하며, 여행객들이 안전을 염두에 두면서도 비용 대비 가치가 높은 목적지나 유연한 일정 등 전략적인 선택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캐나다인들에게는 남미 휴양지, 유럽, 그리고 국내 여행이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여행 애호가인 드수자 씨에게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몇 달 뒤 유럽 여행을 계획 중인 그는 토론토-런던 구간 항공권은 이미 예약했지만, 더블린으로 가는 여정은 아직 확정 짓지 않았다. 그는 “중동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어 더블린행 예약은 조금 더 지켜보며 미룰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라치니 CEO는 항공사가 소비 수요가 꺾이지 않는 선 까지만 요금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항공사가 연료 계약을 확정함에 따라 향후 몇 주 내로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를 종합해 볼 때 유류할증료나 요금 인상은 곧 안정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앞으로 두어 달 안에 시장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