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1일 ThursdayContact Us

“사생활 침해” 저택 주인들, 이웃에 ‘울타리 무단 벌목’ 소송

2026-05-21 10:35:27

2,400만 달러에 거래된 초호화 저택

이스라엘 샤프란과 일레인 샤프란 부부는 2023년 밴쿠버의 부촌인 포인트 그레이 지역에 해안가 고급 저택을 매입할 당시, 부지 내에 심어진 150그루의 오래된 향나무(체더 트리스)가 매력적인 구매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12피트 높이의 이 나무들은 주변 주택으로부터 사생활을 보호하는 자연 울타리 역할을 하며, 8,382평방피트 규모의 대저택에 수려한 미관을 더해주었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2년 뒤 이웃들이 허가 없이 이 울타리 나무의 일부를 잘라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사생활 침해와 주택 자산 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부 측이 법원에 제출한 민사 소장에는 “훼손된 울타리는 이전과 같은 높이, 성숙도, 외관을 가진 대체 나무로 합리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샤프란 부부는 이웃인 아이린 캄 슝 로와 앨버트 징한 청이 주택 개선 공사의 일환으로 2025년 6월 15일 한 조경 업체를 고용해 울타리 나무의 일부를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일 총 11피트에 달하는 구간의 울타리 나무가 잘려 나갔으며, 조경 업체 직원들이 이 과정에서 무단 침입 범죄를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현재 샤프란 부부의 주장은 법원에서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이웃 피고 측 역시 공식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이다.

BC자산평가원 기록에 따르면, 포인트 그레이 도로변의 일명 ‘골든 마일’에 위치한 샤프란 부부의 저택은 매입 당해 연도에 2,400만 달러에 거래되었다. 올해 이 주택의 공시지가는 2,046만 달러로 평가되었다. 소장에 따르면, 부부는 “주택 매입 전 포인트 그레이 도로변의 다른 매물들도 여러 곳 둘러보았으나, 현재의 주택만큼 완벽한 사생활 보호, 보안성, 미적 가치를 주는 조경 울타리가 없어 다른 매물들을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2025년 6월 조경수 일부가 강제로 잘려 나간 이후, 샤프란 부부의 저택은 이제 인근의 다른 주택들에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상태가 되었다. 부부 측은 소장에서 “원고들은 사생활 침해, 주거 환경의 평온함 상실, 그리고 주거 편의성 저하로 인해 지속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이웃들의 무단 침입 행위가 결과적으로 피고인 로와 청의 주택 조망권을 개선하고 자산 가치를 높여 이익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소장에는 “피고들은 원고들의 동의 없이 조경 울타리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알아야만 했다”라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노스밴쿠버 소재 법무법인 ‘레이크스 와이트’의 존 와이트 변호사는 이웃이 허가 없이 조경수나 울타리를 가지치기하여 법정 싸움으로 번지는 사례가 매우 흔하다고 전했다. 이번 포인트 그레이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은 와이트 변호사는 최근 이웃이 동의 없이 나무를 자른 사건에서 원고를 대리해 법원으로부터 61,000달러 이상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와이트 변호사는 재판부가 피고 측의 주장을 들은 뒤, 문제의 나무를 자르는 데 있어 어떠한 형태로든 사전 동의나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가능성으로 “원고 주택의 등기부등본상에 이웃이나 주변 소유주가 조망 확보 등을 위해 나무를 일정 높이 이하로 자를 수 있도록 허용하는 권리 조항이 설정되어 있을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이트 변호사는 나무와 울타리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가기 전에 이웃 간에 먼저 대화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나무 무단 벌목 사건의 저저변에는 자신의 사적 공간이 침해당했다는 강한 ‘모욕감’과 ‘침해 감정’이 깔려 있어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런 일은 애초에 발생해서는 안 되며, 이웃끼리 법정 공방을 벌이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