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지체되면 타 지역 집중할 것” 경고
이비 주수상 “환경 보호가 먼저” 정면 대치
마크 카니 연방 총리가 신규 석유 파이프라인 건설에 회의적인 BC주를 20일 방문해 데이비드 이비 주 주수상과 대립각을 세웠다.
카니 총리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 속에서 캐나다의 역할과 신속한 자원 개발을 강조한 반면, 이비 주수상은 엄격한 환경 기준을 고수하며 연방정부의 독단적인 인프라 추진에 강하게 반발했다.
카니 총리는 20일 이비 주수상과의 회담을 앞두고 열린 광역 밴쿠버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현재 국제 정세를 이란 내 갈등과 공급망 차단 등이 겹친 ‘3차원적 에너지 위기’로 규정했다. 그는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캐나다가 전 세계에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며, 프로젝트 승인 절차 고속화와 태평양행 신규 석유 파이프라인 지원을 골자로 한 경제 독립 및 성장 계획을 제시했다.
특히 카니 총리는 신규 파이프라인 건설에 미온적인 BC주 정부를 향해 강한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연방정부가 신속 승인 대상에 올린 대형 프로젝트의 약 3분의 1이 BC주 사업임을 상기시키며, “만약 이곳에서 추가 개발에 대한 반대로 일이 지체된다면, 연방정부는 전국의 다른 주 프로젝트에 더 많은 시간과 자본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다만 기후 활동가들과 원주민 부족의 반발을 의식한 듯, 카니 총리는 파이프라인 추진의 전제 조건으로 ▲‘패스웨이’ 탄소 포집 시스템 구축 ▲BC주와의 실질적인 재정적 이익 공유 ▲원주민 권리 존중 및 협의를 덧붙이며 속도 조절 가능성도 함께 열어 두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이비 주 수상은 연방정부가 최근 알버타주와 체결한 파이프라인 협력 양해각서(MOU)를 언급하며 강하게 맞섰다. 이비 주수상은 연방정부가 서부 해안 행 파이프라인을 지원하는 것은 “분리주의 성향을 보이는 알버타주의 나쁜 행동에 보상을 주는 격”이라며, BC주 북부를 관통하는 석유 인프라 구축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진 회담에서도 이비 주수상은 “캐나다의 에너지 개발은 반드시 환경 보호와 병행되어야 한다” 고 강조하며, 특히 BC 북부 해안에 적용 중인 유조선 운항 금지 조치를 해제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BC주가 자체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LNG 캐나다’ 2단계 확장 사업 등 천연가스 및 광업 개발에 대해서는 연방정부가 정당한 투자와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연방 야당인 보수당 피에르 폴리에브 대표는 같은 날 SNS를 통해 현 연방정부의 자원 개발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다고 비판했다. 포리에브 대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LNG 수입 시설을 속전속결로 건설한 독일의 사례를 들며, “산업 탄소세를 폐지하고 까다로운 규제 심사를 철폐해 캐나다 역시 더 빠르게 인프라 건설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