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독립 압박 속 신규 송유관 추진, 원주민 단체도 강력 반발
연방정부가 알버타주와 새로운 에너지 합의를 체결하자 BC주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BC주를 관통해 서부 해안까지 연결되는 신규 원유 송유관 건설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비 총리는 연방정부가 알버타주의 압박 전략에 굴복했다고 비판하며 “분리독립 위협과 정치적 압박 같은 ‘나쁜 행동’에 보상한 셈”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비 총리는 15일 합의 발표 직후 “한 나라로서 이제는 ‘나쁜 행동’에 보상하는 일을 중단해야 할 때”라며 불쾌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비 총리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알버타주 집권 여당인 유나이티드 보수당(UCP) 당원의 최대 50%가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알버타의 분리독립 운동을 정조준 하며, “주지사가 나라를 떠나겠다고 협박하는 주의 프로젝트가 캐나다에서 우선순위를 얻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이비 총리는 지난해 11월 마크 카니 총리와 다니엘 스미스 알버타 주지사가 체결한 1차 합의 당시에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바 있다. 당시 합의는 오일샌드 생산 기업들이 탄소 포집 기술을 도입하는 대가로 BC주 해안으로 향하는 하나 이상의 송유관 건설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이번에 체결된 2차 합의는 알버타주가 오는 7월 1일까지 연방 대형 프로젝트 사무국에 송유관 건설 제안서를 제출하도록 시한을 못 박았으며, 카니 총리는 2027년 9월 1일까지 착공에 필요한 제반 조건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알버타주의 산업용 탄소 가격 인상 속도는 2040년까지 톤당 130달러로 하향 조정되었다. 이 시기 다른 모든 주가 톤 당 170달러까지 탄소세를 인상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특혜이다.
스미스 알버타 주지사는 BC주 북서부 9개 원주민 부족 동맹체인 ‘연안원주민연합’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BC주 북부 관통 ‘노던 게이트웨이’ 송유관 프로젝트를 부활시키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해 왔다. 반면 연방정부가 제안하고 BC주가 비교적 열린 태도를 보였던 버라드 인렛이나 델타 등 남부 노선에 대해서는 최근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스미스 주지사는 “7월 1일 송유관 제안서 제출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현재 가장 경제적인 노선이 어디인지 매우 잘 파악하고 있다”며 “노선이 확실해지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원주민 부족들을 식별해 낼 수 있으며, 당사가 가진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에게 돌아갈 경제적 혜택이나 지분 소유 구조가 어떻게 될지 일대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비 총리는 현재 논의 중인 신규 송유관 프로젝트에 아직 민간 사업자와 확정 노선조차 없는 상태라고 지적하며, 연방정부가 실현 가능성이 불확실한 사업보다 BC주의 ‘착공 준비 완료’ 프로젝트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BC주가 핵심 광물과 LNG, 항만 접근성 등 세계 시장이 원하는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사업 시행자와 투자 계획이 확보된 프로젝트들이 양질의 일자리와 공공 서비스 재원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부 BC를 관통하는 송유관 건설을 강행할 경우 원주민 부족과의 관계가 악화돼 광산 개발과 LNG 사업, 북부 해안 전력망 구축 등 주요 경제 프로젝트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연안원주민연합은 원주민 동의 없는 송유관 사업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마를린 슬렛 의장은 “어떠한 지분 참여나 보상 제안도 입장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야당은 이비 총리가 협상 대신 정치적 대립을 택해 노동자와 경제 성장 기회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