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적체는 여전, 시장 가치보다 1~2% 낮춰야
“구매자 눈높이 맞춰 가격 현실화해야 팔려”
광역 밴쿠버 주택 시장에서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자 거래량이 소폭 늘어나는 초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인기 매물에는 매수세가 붙어 경합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시장 전반의 매물 적체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랜디 라이알스 로열 르페이지 스털링 부동산 대표는 “여러 건의 매수 제안(복수 오퍼)이 쏟아지는 대과열 양상은 아니지만, 적정 가격의 매물을 두고 경쟁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관찰된다”며 “결국 핵심은 가격이다. 시장을 오래 지켜본 눈 높은 구매자들은 매물이 깨끗하고 가격 메리트가 확실하다고 판단되면 주저 없이 지갑을 열고 경쟁에 뛰어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6월 마지막 몇 주 동안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며 일시적으로 신규 등록 매물 수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14일 발표된 로열 르페이지의 2026년 2분기 부동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광역 밴쿠버의 주택 종합 평균 가격은 지난해 대비 4.5% 하락한 116만 4,000달러를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단독주택 중간 가격이 5.2% 떨어진 165만 달러, 콘도(아파트)는 5.1% 하락한 72만 1,000달러로 집계됐다.
밴쿠버 시내로 좁혀보면 하락 폭은 더 가팔랐다. 시내 주택 종합 평균 가격은 5% 떨어진 134만 달러였으며, 단독주택 중간 가격은 5.7% 하락한 213만 달러, 콘도는 7.9% 급락한 74만 8,000달러를 기록했다. 로열 르페이지는 올해 4분기 광역 밴쿠버의 주택 종합 가격이 작년 동기 대비 약 3.5%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라이알스 대표는 일부 매물이 인기를 끄는 것과 별개로 여전히 많은 매물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어 안 팔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집을 팔려는 매도인들은 시장의 엄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가격 책정에 공격적이어야 한다”며 “지난 1월에 150만 달러에 팔렸던 집이 지금은 130만~140만 달러 선이다. 과거의 영광에 갇혀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거래를 성사시키기 어렵다. 현재 예상하는 시장 가치보다 1~2% 정도 낮춰 매물을 내놓아야 승산이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광역 밴쿠버의 전체 매물 수는 약 17,000건에 달한다. 통상 시장의 균형을 유지하는 적정 매물 기준선인 14,000~15,000건을 웃도는 수준이어서, 늘어난 거래량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공급량이 집값 상승을 억제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 캐나다 전국 주택 종합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1.4% 하락했으며, 전 분기 대비로는 겨우 0.2% 상승하는 데 그쳐 전국적인 보합세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