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3일 ThursdayContact Us

인공호흡으로 수달 구해낸 전직 선장…“고개숙여 인사하고 떠나”

2026-08-13 11:03:14

7월 28일 부두에 보관된 그물에 걸린 새끼 수달 ‘날라투(Nalatu)’가 주민 고든 멜리시의 심폐소생술(CPR)로 극적으로 구조됐다. 함께 그물에 걸린 새끼 수달 두 마리도 무사히 풀려났다.

새끼 수달 세 마리 어망에 걸려

입으로 직접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어

 

그물에 갇혀 의식을 잃은 아기 수달을 인공호흡으로 살려낸 한 남성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말, 밴쿠버아일랜드 포트 맥닐 인근 코모런트섬의 알러트 베이 선착장에서 새끼 수달 세 마리가 어망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퇴직 선원이자 조각가인 고든 멜리시 씨와 주민들은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 작업에 나섰으며, 특히 호흡이 멈춘 수달 한 마리를 살리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물에서 수달을 건져낸 멜리시 씨는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반응이 없자, 수달의 작은 코와 입에 자신의 입을 맞추고 직접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알러트베이 RCMP에 따르면 이 사건은 7월 28일 아침 ‘남기스 선착장”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구조된 동물이 강수달이라고 확인했다.

이 날 아침 비명 같은 동물의 울음소리를 들은 주민들이 선착장으로 향했고, 야생동물이 자주 다니는 선착장에 방치된 어망에 새끼 수달 세 마리가 엉켜 있는 것을 발견했다.

멜리시 씨는 “아이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 방파제로 가봤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동물이 수달임을 확인한 멜리시 씨는 자신의 냄새가 수달에게 익숙해지도록 손에 생선 기름을 바르고 구조에 나섰다. 두 마리는 호흡이 정상이었으나, 나머지 한 마리는 그물을 잘라내고 끌어올렸을 때 완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멜리시 씨가 조심스럽게 CPR과 인공호흡을 이어가자 수달의 입에서 거품이 나오며 반응이 시작됐다. 구조대원들은 나머지 두 마리도 안전하게 그물에서 풀어주었고, 녀석들은 근처에서 기다리던 어미에게 헤엄쳐 갔다. 그 과정에서 한 마리가 멜리시 씨의 손가락을 물어 파상풍 주사를 맞아야 했지만, 그는 “그저 살려주려는 것뿐이니 놓아달라고 말하자 손을 놓고 물로 들어갔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의식을 되찾은 아기 수달은 추가 치료를 위해 코목스 인근 머빌에 위치한 MARS 야생동물 구조센터로 이송됐다. 떠나기 전 멜리시 씨가 수달을 쓸어내려 주자, 수달은 그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멜리시 씨는 “건강해져서 집으로 돌아오라”는 말을 건넸다고 회상했다.

일주일 뒤 새벽, 수달은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왔으나 어미와 형제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구조팀은 수달을 인근 해변으로 데려가 스스로 물에 들어가는지 지켜보았고, 수달은 케이지 안을 몇 번 돌더니 이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수달은 곧 인근에서 어미 및 다른 형제들과 무사히 재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생 배를 타다 20여 년 전 은퇴한 멜리시 씨에게 생명을 구하는 일은 낯선 일이 아니다. 선장 시절에도 그는 심장제세동기와 CPR을 활용해 선원 10명의 목숨을 구한 바 있다. 하지만 수달을 살려낸 것은 그 에게도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물에 들어가기 전 녀석이 몸의 반을 물에 담근 채 뒤돌아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서로 눈이 마주쳤고, 녀석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헤엄쳐 떠났습니다.” 멜리시 씨는 경외감마저 들었던 그 마지막 순간을 여전히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