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U 연구진 “기후변화가 산불 비용 키워…결국 주민 가계 부담으로”
최근 몇 년간 BC주가 산불 진화에 투입한 비용이 주정부가 천연가스 개발을 통해 거둬들인 로열티 수입과 거의 맞먹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먼프레이저대(SFU) 연구진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심화된 기후변화가 대형 산불의 발생 빈도와 피해 규모를 키우면서, 이를 진압하고 복구하는 데 들어가는 공공 비용도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특히 천연가스 개발로 주정부가 얻는 경제적 수익과 산불 대응에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을 비교하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더 이상 추상적인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BC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현실적인 비용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 발표될 연구 보고서를 앞두고 19일 공개된 요약본에 따르면, 정부 통계를 인용한 연구진은 최근 10년간 BC주의 연평균 산불 진화 비용이 이전 10년의 두 배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BC주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산불 진화에 연평균 5억 2,500만 달러를 지출했는데, 이는 그 전 10년간의 연평균 지출액인 2억 5,200만 달러와 비교되는 치수다.
최근 들어 비용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다. 일례로 2024년과 2025년 2년간 BC주가 산불 진화에 쓴 돈은 13억 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주정부가 거둬들인 천연가스 수입은 15억 달러였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SFU 정치학과 교수이자 청정에너지연구소장인 앤디 히라는 “가스 산업에서 나오는 로열티 수입이 BC주의 산불을 관리하고 피해를 줄이는 데 드는 비용과 사실상 동일하다”고 말했다.
히라 교수는 건강에 미치는 영향, 관광 수입 감소, 주민 대피, 생태계 파괴 등 기후변화의 전체 비용을 신뢰성 있게 추산할 수 있는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산불 진화 비용과 가스 수입을 비교한 것은 기후변화의 대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유용한 예시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 입안자들이 화석 연료 생산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연관 짓기를 꺼리는 ‘의도적 무지’를 보이고 있다며, “솔직히 기후변화 비용에 대한 정확하고 좋은 데이터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캐나다 석유생산자협회(CAPP)의 리사 베이턴 대표는 BC주의 천연가스 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캐나다의 2025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에 따르면 BC주는 2023년 기준 석유·가스 분야의 메탄 배출량을 51% 감축했다”고 강조했다.
전 자유당 연방의원이자 에너지 평론가인 단 맥티그 역시 산불 비용과 로열티를 직접 비교하는 방식을 비판했다. 그는 논쟁이 로열티에만 국한되면 일자리, 원주민 사회와의 파트너십, 화학물질 및 비료 제조업 등 에너지 산업이 창출하는 훨씬 더 큰 경제적 파급효과가 묻히게 된다고 주장했다. CAPP에 따르면 석유·가스 산업은 2024년 기준 6만 8,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평균 보수는 18만 9,000달러에 달했다. 또한 같은 해 경제에 기여한 금액은 140억 달러였다.
맥티그는 특히 전 세계 구매자들이 러시아산 에너지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다변화하려 함에 따라 천연가스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는 다른 지역 제품보다 캐나다산 천연가스를 더 원하고 있다”며 “우리는 추격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스즈키 재단의 기후 경제학자인 토머스 그린은 BC주에서 화석 연료에 투자하고 이를 운송 및 연소하는 것은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관계없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더 악화된 산불 시즌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스스로를 계속해서 악화되는 산불의 굴레로 밀어 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BC 주정부의 예산 전망에 따르면 향후 몇 년간 천연가스 로열티 수입은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BC주와 연방정부는 지난해 가스 수출을 시작한 키티마트의 LNG 캐나다 시설을 포함해 LNG 산업에 2030년까지 40억 달러의 공공 자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히라 교수는 이러한 공공 투자가 캐나다와 특히 BC주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핵심 광물, 배터리, 바이오 테크놀로지 등 다른 분야에 쓰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중동의 많은 국가들조차 화석 연료 중심의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AI, 교통, 전기차 분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이러한 분야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훨씬 나은 투자라는 것은 명백하다”며 “당장 내일 천연가스나 석유 생산을 중단하라는 뜻이 아니라, 적어도 혈세를 거기에 들이지는 말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