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임대주택, 지하주차장 대신 자전거·보행·대중교통에 초점
밴쿠버 브로드웨이에 자동차 주차장을 전혀 갖추지 않은 33층 임대주택 타워가 들어선다.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 이용자를 중심으로 설계된 새로운 형태의 도심 주거 프로젝트다.
밴쿠버시가 2년 전 주거용 개발사업에 적용하던 의무 주차 대수 규정을 폐지한 이후 개발업체들은 지하 주차장을 얼마나 확보할지, 또는 아예 설치하지 않을지를 놓고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가운데 개발사 보니스 프로퍼티스가 웨스트 브로드웨이 365~395번지에 추진하는 33층 임대주택은 지하 주차장을 전혀 설치하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
밴쿠버시는 최근 보니스 프로퍼티가 신청한 브로드웨이 및 유콘 스트리트 인근의 33층 주상복합 임대 타워에 대한 변경 리조닝 신청을 승인했다. 이 건물은 196세대의 임대 가구로 구성되며, 캐나다라인 브로드웨이-시티홀 역에서 불과 한 블록 떨어져 있다.
개발 사업 계획서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도보성, 대중교통 접근성, 자전거 이용 환경이 매우 뛰어난 곳으로, 이에 따라 일반 차량용 주차장을 설치하지 않는 개발안을 제시한다”며 “친환경 이동 수단을 장려하고 대중교통 중심 개발 원칙을 강화하기 위해 안전하고 접근성이 뛰어난 대형 자전거 주차 공간을 제공할 것” 이라고 했다. 자전거 전용 엘리베이터, 조명이 밝은 자전거 보관실, 정비 시설 등을 갖추어 입주민과 방문객의 자전거 이용을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보니스 프로퍼티의 케리 보니스 대표는 “공공교통, 자전거, 우버/리프트 등 다양한 교통 대체 수단이 잘 갖춰진 곳에서는 주차장이 없는 임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며 “해당 부지는 두 개의 대중교통 노선과 100m 이내에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시에서 가장 유동 인구가 많은 버스 노선 축에 있다”고 설명했다.
건물 설계를 맡은 파킨스 앤 윌의 아이크 아블리미트 건축가는 “부지의 깊이가 15m에 불과할 정도로 협소해 물리적으로 차량 주차장을 넣는 것 자체가 불가능 했다”고 부연했다. 초기에는 기계식 차고 시스템 도입도 검토했으나 현실성이 떨어져 배제됐다.
2024년 6월, 밴쿠버 시의회는 최소 주차장 의무 설치 기준을 폐지하는 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규제 완화 전에는 개발사들이 세대수나 연면적에 비례해 일정 수 이상의 주차 면수를 반드시 확보해야 했다. 이로 인해 막대한 비용이 드는 대형 지하 주차장을 건설해야 했고, 이는 분양가 및 임대료 상승이나 사업 포기로 이어지곤 했다. 비슷한 시기 주정부 역시 대중교통 지향적 개발 구역 내 고밀도 개발을 허용하는 법안(Bill 44, Bill 47)을 도입했다. 다만 시는 최소 주차 의무는 없애되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 자전거 주차장, 하역 공간 등은 일부 필수 항목으로 유지하고 있다.
PC 어반 프로퍼티의 스티브 포레스트 최고운영책임자는 “흔히 모든 세대에 주차장이 필요하거나 방 3개짜리 집에는 주차면 2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특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주차 수요가 줄어드는 경향이 확인된다”며 시의 자율화 조치를 반겼다.
포레스트 COO는 “임대 전용이고 스튜디오나 1베드룸 위주라면 주차장이 적게 필요하고, 대중교통과 멀다면 더 필요하다”며, “주차면을 만들어두고 텅 비워두는 것은 개발사 입장에서 큰 손실”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가 진행 중인 일부 단지에서는 공유차량 회원권이나 자전거 정비소, 공유 전기자전거를 제공하는 대신 주차장 비율을 세대당 0.16~0.33대 수준으로 대폭 낮춰 사업성을 확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