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이비 주수상 강력한 대응 지지
재계 “관세 조치 양국 모두에게 타격 줄 것”
마크 카니 총리는 21일 밤, 정부가 워싱턴과의 무역 협상을 중단하고 협상단을 전격 철수시킴에 따라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신규 관세 조치에 “동등한 금액으로 맞대응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양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시한 내에 포괄적 무역 합의를 타결하지 못함에 따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규 행정령이 미 동부 시간 기준 22일 0시 1분을 기해 효력을 발휘하면서 이루어졌다.
원래 이 관세는 19일부터 발효될 예정이었으나, 최초 관세 위협 이후 지난 몇 주간 과열되었던 무역 협상을 최종 마무리 짓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3일간의 유예 기간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으나, 캐나다 당국자들은 최종 세부 사항과 법률 조항 문구를 조정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협상단은 결국 관세가 발효된 밤사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워싱턴을 떠났다.
21일 밤에 발표한 성명에서 마크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무역 협상을 중단하고 협상단을 오타와로 불러들였다고 밝히며, 협상 막판에 이루어진 미국의 입장 변화는 불공정하고 비경제적이며 향후 그 어떤 합의의 신뢰성마저 의심케 만든다고 지적했다.
카니 총리는 최근의 협상 진전이 미국 시장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 권한 유지, 핵심 산업 분야의 관세 인하, 캐나다 기업 보호라는 캐나다의 국익 목표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캐나다는 미국의 신규 관세에 동등한 규모로 맞대응할 것이며, 피해를 입은 근로자와 기업을 위한 추가 지원책을 며칠 내로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캐나다가 주초에 합의했던 조건으로 계약을 최종 타결하는 것을 거부했다며 무역 협상 결렬의 책임을 캐나다 측으로 돌렸다. 그리어 대표는 미국이 캐나다에 우대 조치와 추가적인 관세 감면을 제안했으나, 캐나다가 새로운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기존 공약을 번복하면서 합의가 뒤엎어졌다고 주장했다.
더그 포드 온주 수상은 “관세에는 관세로, 달러에는 달러로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카니 총리의 방침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포드 총리는 캐나다의 주권과 경제 안보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며 온타리오주도 제 역할을 다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이비 BC주 수상 역시 강력한 대응을 지지하며, BC주 주민들은 “언제나 캐나다 편에 서 있을 것”이며 “캐나다인의 정중함을 결코 약함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비 수상은 캐나다인들이 이번 무역 분쟁을 자초한 것은 아니지만 “얼마나 걸리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다니엘 스미스 알버타주 총리는 “무역전쟁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관세와 맞불 관세가 국경 양쪽의 기업, 근로자, 가정 모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미스 총리는 알버타주가 미국과 관세 없는 무역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오타와 정부가 조속히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재계 역시 관세 조치가 양국 모두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캔디스 레잉 캐나다 상공회의소 회장 겸 CEO는 이번 관세 부과를 “북미 경쟁력에 대한 치명타”라고 부르며, 해당 관세는 “기업 입장에서 지속 불가능하고 실현 불가능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레잉 회장은 마진이 적은 캐나다의 소규모 수출 기업들이 주문, 급여, 고용 수준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무역 분쟁이 격화됨에 따라 미국 소비자는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한편, 캐나다 기업들은 고객과 투자 기회를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합의를 통해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에 대한 분야별 관세를 완화하고 50%의 신규 관세 행정령을 완전히 철회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또한 이번 합의에는 국방, 핵심 광물, 에너지 분야 등을 포함한 협력 강화 방안도 포함될 예정이었다.
한편 캐나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규 관세의 명분으로 내세운 세 가지 무역 마찰 요소, 즉 지방정부의 미국산 주류 불매 운동, 미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상호 관세, 공급 관리제 하의 낙농품 수출 수량할당제(TRQ) 문제를 해결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리어 USTR 대표는 이번 제안에 수출 통제, 디지털 무역, 핵심 광물, 우회 수입 및 강제 노동 방지 노력을 아우르는 포괄적 경제· 안보 파트너십과 더불어 북미무역협정(CUSMA)의 공식 협상으로 나아가는 길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나다가 합의안 서명을 거부한 것에 대해 미국과의 협력을 심화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신규 관세는 미국 통상법 338조에 따라 부과되었다. 이 조항은 미국 통상에 대해 “차별적인 행위”를 하는 국가에 대해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캐나다의 부당하고 차별적인 조치가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부 미국산 재화 및 서비스에 대한 제한 조치를 포함해 캐나다가 미국에 대해 보복 조치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비판했다.
이번 신규 관세 부과로 인해 북미자유무역협정(CUSMA) 재협상 노력도 불투명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예정되었던 정례 검토에서 미국이 CUSMA 갱신 협상에 응하지 않은 이후, 캐나다는 신규 무역 합의를 통해 CUSMA를 실질적으로 갱신하기 위한 3단계 프레임워크를 추진해 오던 상황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