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3

단상 3

글 오석중 어느 날 누워서 책을 보는데먼지보다 작은, 아주 작은벌레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습니다.갑자기,이 놈이 나쁜 벌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손으로 눌러 죽여 버렸습니다.작은 놈도 너무 작으니까불안해 지더군요.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육안으로볼 수 없는 건 다행한 일일까요? One day I was lying down and reading a bookIt came to my attention that a bug was movingIt was so tiny and tinier...
밝아오는 2025년을 맞이하며

밝아오는 2025년을 맞이하며

글 사진 오석중 매해 있는 날이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찾아오고 연말이 지나가면 새해가 온다. 나이가 젊은 세대들에게는 몇 번 아니기도 한 이 시간이 노인들에게는 평생 겪어온 시간이기도 해서 각자가 가지는 감흥은 다 다르다. 겨울의 문턱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밤 시간이 길어지고 낮 시간이 짧아진다. 서머타임 해제를 지나면 해지는 시각이 일러져 갑자기 겨울이 닥친 느낌이지만 여기 캐나다는 한국보다 위도가 높아서 일조량이 적고 쌀쌀한 날씨처럼 모든 일과가 위축 되게...
단상 3

단상 2

오석중 무소유라는 개념은 소유하지 말라는 개념이 아니라소유한 게 없다는 개념이다무소유의 실천은 무소유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이미 소유한 것이 없는 것을 아는 것이다이미 무소유인데 무얼 다시 더 무소유 한단 말인가 Musoyu(no possession)Is not a concept that you should not possessBut that you don’t have possession already To realize MusoyuIs not trying to...
단상 1

단상 1

글·사진 오석중   아침에 거울을 보니 한쪽 눈은 무섭고 다른 한쪽 눈은 슬프게 보였습니다. 슬픈 눈은 무서운 눈 때문에 더 슬퍼 보이고 무서운 눈은 슬픈 눈 때문에 오히려 더 슬퍼 보였습니다.   I was looking at the mirror in a morning My one eye looked scary And the other looked sad The sad eye looked sadder because of the scary eye The...
다른 얼굴에서  자신의 얼굴을 본 적이 있나요?

다른 얼굴에서 자신의 얼굴을 본 적이 있나요?

아내와 여행을 다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아내의 행동에서 내가 보인 겁니다. 부부가 오래 살면 닮는다고 하더니 얼굴만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아내가 아내를 보는 시간보다 내가 아내를 보는 시간이 많다는 건 알았지만 아내도 나를 보는 시간이 많았나 봅니다. 사람들이 어쩌면 그렇게 닮았냐고 형제 같다는 말을 했을 때도 할 말이 없어서 누구나 그 빈 공간을 채우고자 아무런 이유 없는 말을 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말에도 이런 일리가 있다니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같이...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다니

이렇게 까지 내가 너를 만나는 것이 중요한 적이 없었다. 우리는 지금 그 사람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2미터의 간격만큼 떨어지고 우리는 지금 나를 위해서 그 사람을 위해서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산다. 입이 이렇게 까지 위험한 적이 없었다. 이렇게 까지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이 된 적이 없었다. 우리는 지금 그 사람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너와 나를 이간질 시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놈을 싫으나 좋으나 인정하면서 무능하게 산 적이 없었다. 우리들 사이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