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비와 안경·렌즈 가격 각각 20% 치솟아
식료품값과 주거비 상승이 생계비 위기의 주범으로 떠오른 가운데, 건강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 역시 대폭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지수(CPI)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물가가 정점을 찍었던 2022년 6월 이후 개인이 부담하는 보건의료 지출은 식료품이나 주거비에 맞먹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핵심 의료가 공공보건(무상 의료)으로 커버되어 CPI에 직접 집계되지 않는 데다, 안과·치과 지출 등은 비정기적으로 발생하여 많은 시민이 의료비 인상을 즉각 체감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몬트리올 데자르댕 그룹의 지미 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임대료나 식료품비와 달리, 일 년에 한두 번 가는 치과 진료비는 가계 부담으로 매일 와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은 가혹하다. 2022년 6월 이후 전체 물가가 11% 오른 동안, 안과 검진·물리치료·기본 치과 진료 등을 포함한 ‘보건의료 서비스’ 비용은 18.5%나 급등했다. 특히 치과 진료비와 안경·렌즈 가격은 각각 20%씩 치솟았다.
캐나다 정책대안센터(CCPA)의 앤드루 롱허스트 선임연구원은 이를 공공과 민간으로 갈린 의료 체계의 구조적 문제로 본다. 정부와 수가를 협상하는 공공 의사 진료와 달리, 영리 기업과 사모펀드가 주도하는 안경·치과 등 민간 영역은 가격을 제어할 공공 규제 장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전문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도 원인이다.
의료 서비스는 기술 혁신으로 단가를 낮추기 어려운 데다, 수요 폭증에 비해 숙련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2024년 정부가 저소득층 대상 ‘캐나다 치과보건계획(CDCP)’을 도입했으나, 위탁 운영사인 민간 보험사의 까다로운 사전 승인 절차 등으로 환자들의 추가 자비 부담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민간 의료비 지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21~2023년 1인당 민간 의료비 지출은 8.1% 증가해 공공 지출 증가율의 두 배를 기록했다.
롱허스트 연구원은 “자동차와 달리 의료 서비스는 미룰 수 없기에 결국 시민들은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개입이 없다면 소득에 따른 의료 접근성 격차와 불평등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