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경기 둔화 직격탄
“독자 회생 쉽지 않아”
캐나다 주택 건설 경기 둔화가 유통업계로 확산되며, 밴쿠버에 본사를 둔 대형 가전 유통업체 코스트 어플라이언스Coast Appliances가 결국 채권자 보호를 신청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 전역에서 주택 착공 건수가 감소하면서 가전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고, 이로 인해 코스트 어플라이언스의 매출과 현금 흐름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거래와 신규 건설이 줄어들 경우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가전 제품 수요도 동반 감소하는 구조적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주택 시장 전반의 침체가 소비재 산업으로 확산된 사례로 보고 있다. 특히 금리 상승과 건설 비용 증가, 수요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관련 업종 전반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스트 어플라이언스는 법원의 보호 아래 채무 재조정과 구조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지만, 시장에서는 독자적인 회생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물가·착공 감소에 수익성 악화…경영진도 ‘사표’
지난 4월 17일, BC대법원은 캐나다 전역에 9개의 물류센터와 17개의 전시장을 운영하며 3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는 코스트 어플라이언스에 대해 회사정리절차법(CCAA)에 따른 보호 명령을 승인했다. 사측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소비자 신뢰지수 하락, 그리고 핵심 매출처인 신규주택 착공 시장의 위축을 경영 위기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법원에 따르면, 코스트 어플라이언스의 실적은 최근 수 년간 신축 단독주택 및 다세대 주거 건축에 들어가는 대규모 가전 납품 계약에 크게 의존해 왔다. 그러나 주택 건설 경기가 꺾이면서 사업 규모가 급격히 축소되었고, 지난 6개월 동안은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하며 부채 상환은 물론 5개 주에 걸친 매장 운영비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설상가상으로 빌 워커 CEO를 포함한 다수의 이사진이 보호 명령 승인 이틀 전에 전격 사퇴하면서 회사는 ‘선장 없는 난파선’ 위기에 처했다. 대주단 대리인인 BMO 측은 “지난 18개월간 매수자를 찾거나 구조조정을 하려 노력했으나 실패했다”며, 이제 남은 유일한 길은 ‘자산 매각(청산)’뿐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BC주 주택 착공 20% 급감 전망, 관련 업계 ‘도미노 타격’ 우려
전문가들의 전망도 어둡다. 센트럴 1 크레짓유니온의 브라이언 유 수석 경제학자는 “온주는 이미 주택 착공이 현저히 감소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BC주 역시 올해 착공 건수가 약 20% 가량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BC주의 착공 수치가 겉으로는 나빠 보이지 않았을 수 있지만, 지난 2년 동안 신규 프로젝트의 선분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문제가 이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며, “코스트 어플라이언스와 같은 연관 기업들에 직접적인 타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의 경영난에는 외부적인 악재도 겹쳤다. 법원 문서에는 중동전쟁으로 인한 운송 및 물류 비용 상승이 회사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는 내용이 담겼다. 2024년 기준 코스트 어플라이언스의 총 부채 규모는 장기 채무를 포함해 1억 1,900만 달러에 달한다.
현재 코스트 어플라이언스는 밴쿠버 본사를 비롯해 전국 매장 및 물류 센터와 관련된 21건의 임대 계약을 맺고 있다. 일단 법정관리 기간 동안 영업은 지속될 예정이지만, 매수자 확보 여부에 따라 3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고용 유지와 브랜드의 존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