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4일 ThursdayContact Us

노스 밴쿠버의 명물 ‘마호가니 하우스’ 매물로

2026-09-24 08:11:09

1952년 지어진 ‘마호가니 하우스’는 1958년 증축을 거쳐 약 1,900스퀘어피트 규모로 확장됐다. 4065 Sunset Blvd.에 위치한 이 주택은 수십 년 만에 처음 매물로 나왔으며, 매매 희망가는 259만9천 달러다.

프레드 홀링스워스 설계… 웨스트코스트 모던 양식의 대표 주택

웨스트코스트 모던(West Coast Modern) 건축 양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부동산 중개인 트렌트 로드니는 매물로 나온 특별한 주택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단순한 주소 대신 건축물의 특징을 살린 이름을 붙이곤 한다.

그렇게 유명 건축가 프레드 홀링스워스가 설계한 노스 밴쿠버의 1952년 주택도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이제 이 집은 단순한 ‘선셋 블러바드 4065번지’가 아니라 ‘마호가니 하우스(Mahogany House)’로 불린다.

이 같은 이름이 붙은 이유는 목재 가공 회사를 운영하던 첫 집주인의 요청으로 집안 모든 벽면을 마호가니 합판 패널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지어진 지 75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이 집은 거의 원형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마호가니 패널은 단 한 번도 칠을 하지 않았음에도 오리지널의 진한 적갈색을 그대로 간직한 채 놀라울 정도로 훌륭한 보존 상태를 자랑한다.

마호가니 벽면 때문에 실내가 다소 어둡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둥과 들보를 노출하는 포스트 앤 빔 공법의 핵심인 탁 트인 구조의 거실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대형 통유리창을 통해 햇살이 쏟아져 들어온다.

거실의 거대한 벽난로 주변 천장은 아치형으로 높게 솟아 있으며, 이 높고 솟은 천장 부위에는 채광용 천창이 달려 있어 추가적인 빛을 안으로 끌어들인다. 천장 최고 높이는 약 3.5미터에 달한다. 그 결과 비교적 작은 크기의 집임에도 훨씬 넓어 보이는 효과를 내는데, 이는 홀링스워스를 거장의 반열에 오르게 한 대표적인 건축적 특징 중 하나다.

이 주택은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259만 9,000 달러에 매물로 나왔다. 1950년대 노스 밴쿠버 엘돈 크릭 파크 상부 언덕에 조성된 주거 단지인 ‘선셋 가든스’에 가장 먼저 들어선 주택 중 하나이기도 하다. 로드니에 따르면 당시 이 단지에는 총 46가구가 들어섰으며, 모두 홀링스워스와 윌리엄 버밍엄이 설계를 맡았다. 1952년 완공 당시 건축비는 단 1만 500달러에 불과했다.

유산 문화재 전문가인 돈 럭스턴은 “프레드 건축가 생전에 들은 바로는 전후 시대에는 말 그대로 집을 저렴하게 지어야만 했다”며 “당시엔 다들 돈이 없었고, 베이비붐 세대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집이 당장 필요했기 때문에 신속하게 건축해야 했다. 따라서 구조는 단순하게 만들되 디자인 수준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집은 그러한 건축 철학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적갈색으로 착색한 ‘칼러런덤’ 콘크리트 바닥이나 하얗게 칠해진 대형 콘크리트 블록 벽난로 등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한 요소들이 곳곳에 보인다. 그러나 거실의 한 벽면을 채운 빌트인 수납장에서부터 침실 4곳의 벽면에 이르기까지 마호가니 목재만큼은 아낌없이 사용됐다.

마호가니 마감 스타일은 1958년 패밀리룸 용도로 증축된 공간까지 이어져, 집의 총면적은 1,900스퀘어피트로 넓어졌다. 울창한 거목들이 우거진 경사면 위 1만 4,820스퀘어피트 규모의 넓은 대지에 자리 잡고 있어 마치 숲속의 집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통유리창이 뒤편의 숲을 향하고 있어 안과 밖이 하나로 연결된 듯한 웨스트코스트 특유의 개방감을 선사한다.

원형 그대로 보존된 주방과 욕실 등 리모델링이 필요한 상태이고 주택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라 일부 구매자에게는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생활 공간만큼은 웨스트코스트 모던 건축을 사랑하는 이들이 꿈꾸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로드니는 “이 집은 예술과 문화, 그리고 자연의 가치를 진정으로 아는 분을 위한 공간”이라며 “우리가 나서서 가치를 조명하기 전이었다면 틀림없이 철거 후 신축용 부지로 넘어가버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