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9년 건립 ‘디펜시어 하우스’ 상층부 큰 피해
주민 6명 이재민 발생
지난 25일 오후 8시경, 킹스웨이와 메인 스트리트 교차로 인근에 위치한 유서 깊은 고택 건물 ‘디펜시어 하우스(Depencier House)’ 상층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애니 그로네베겐 소방 부대장은 이번 화재 당시 건물 거주자 전원이 부상 없이 무사히 대피했지만, 이 불로 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출동한 28명의 소방관들은 건물 2층과 3층 창문 밖으로 연기와 화염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즉각 진화 작업에 나섰다. 피해는 주로 상층부 주거 공간에 집중됐으며, 아래층에 입주한 레스토랑도 화재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대량의 물로 인해 큰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1889년에 지어진 디펜시어 하우스는 도시의 역사와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상징적인 건물로, 이번 화재 소식에 지역사회도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빅토리아 양식의 이 건물은 좁고 높은 형태에 전면의 커다란 돌출형 창문이 특징이며, 옆에는 이발소가 있는 작은 증축 건물이 붙어 있다. 당국은 조사를 진행 중이나 방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건물 아래층에 입점한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오토’의 운영자 이그나시오 아리에타는 식사를 하려던 중 위층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불과 개업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이 식당은 1년여의 준비 끝에 선보인 새 브랜드였다. 아리에타는 “위층은 전소됐고 식당은 완전히 물바다가 됐다. 다시 문을 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허탈해했다.
1889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디펜시어 하우스’로 알려져 있으며, 역사학자들로부터 밴쿠버 다운타운 외곽에서 가장 오래된 단독 주택으로 인정받아 왔다.
지역 주민 데이비드 니모는 “도시의 유산인 이 건물을 복원해야 한다. 도처에 삭막한 고층 빌딩만 들어설 게 아니라 마운트 플레전트의 정취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 전문가 존 앳킨에 따르면 이 집은 밴쿠버 시가 탄생한 지 불과 3년 만에 지어졌으며, 1912년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 2025년 기준 감정가는 290만 달러에 달한다.
좁은 부지에 위치한 이 건물은 특이하게도 토지 가치(57만 8,000달러)보다 건물 가치(232만 4,000달러)가 훨씬 높게 책정되어 있다. 그동안 역사적 가치 때문에 밴쿠버 문화유산 목록에 등록된 것으로 간주되어 왔으나, 실제로는 등록되지 않은 상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