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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 도자기 통해 새로운 세대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다”

2022-12-22 13:22:23

한주연, 그레이스 한 작가의 한숨 도자기 전시회
내년 2월 5일까지 아트 갤러리 에버그린(코퀴틀람)에서

한인 여성의 손끝에서 아름다움을 살린 한숨 전시회가 에버그린 문화센터(코퀴틀람)의 아트 갤러리 에버그린(Art Gallery Evergreen)에서 내년 2월 5일까지 열린다. 바로 그레이스 한 작가와 한주연 작가의 도자기 전시회다. 그레이스 한 작가는 한국 단국대학교에서 예술학 학사학위를, 마니토바대학교에서 순수미술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레이스 작가는 도자기나 항아리를 모티브로 재해석한 현대 공예나 설치 미술 작품을 추구한다. 힌주연 작가는 캐나다 태생이며 에밀리카 대학교를 졸업할 즈음 캐나다의 김정홍 도예가에게서 한국 전통 도자기를 배웠으며 시카고 순수예술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주연 작가는 한국 전통 도자기인 백자와 청자 등의 기본적인 한국 전통 도자기를 추구하고 있다.

한주연 작가 인터뷰
Q 한숨의 뜻
도자기를 만든다는 것은 항아리 안의 공간을 넓혀 가며 비움으로써, 자신을 비워 가는 행위입니다. 제가 둥그런 항아리를 만드는 이유는, 그 모양이 열려 있으면서도 동시에 긴장감을 유지한다는 매력 때문입니다. 항아리 어깨 부분의 풍성함을 좋아하는데 그 매력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제가 작품을 만들 때는, 저의 호흡은 물레의 흐름과 동기화되고, 저의 생각은 정지하는 것을 느낍니다. 긴장과 완화의 순간들은 마지막 불을 땐 후에 굳어져 형체화됩니다.
한숨은 긴장을 풀어내는 안도의 숨 또는 분노를 덜어 내는 호흡입니다. 그레이스 한과 저는 백인 위주의 사회와 환경 속에서 한국 도자기 작업을 하는 한인 여성으로서, 우리 몸에 체화된 긴장감과 그 원인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인종차별, 성차별, 무지성, 그리고 우리 자신의 정체성 개발 같은 것입니다. 새로운 세대이자 한국 여성으로서, 우리가 긴장을 풀고 분노를 덜어 낼 수 있도록 해 주는 수많은 ‘한숨’을 자유롭게 내 쉴 수 있는 우리 자신의 능력을 인지하고 또 연습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하여, 새로운 세대의 보다 나은 미래를 다져가는 작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게 되는 원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면서 아마도 좌절도 많이 하였을 여성들의 합심된 노력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전통은 살아 남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한국 전통 도예 예술가로서 우리 둘은 서로의 발전을 돕고 응원이 필요할 때 찾아 갈 수 있는 존재입니다.

Q 한국 도자기에 대한 관심
저는 항상 손으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 했었고, 제가 에밀리 카 미대에 입학했을 때, 도예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국이 아주 풍성하고 유구한 전통 도자기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에밀리 카의 담당 교수님은 한국 사람이 한국 도자기를 연구하는 것은 너무 전통적이라 흥미롭지 않으니 제가 무언가 다른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한국에서 성장하지 않은 터라, 저는 항상 저 자신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한국의 문화와 그 역사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한국 전통 도자기를 한국 문화와 역사에 몰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용했습니다. 이제는, 한국 전통 도자기를 통해, 어떻게 전통이 진화하고, 보존되며, 또한 전쟁과 제국주의 같은 혼란한 역사 속에서 어떻게 방치되어야 했는지를 들여다 보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통의 생존은 전통을 사랑하고 그에 관심을 기울이는 많은 사람들의 합심된 공동체적 행위 덕분입니다.

Q 전시회 작품 소개
전시된 작품의 대부분은 물레로 성형하고 청자 유약을 사용한 작품입니다. 회갈색으로 된 몇 작품은 분청입니다. 짙은 갈색과 흰색을 띈 항아리 두 개는 흙가래 기법(코일링)으로 사용하여 손으로 집어 성형한 것입니다. 이 두 항아리의 문양은 모두 고려 청자의 전통 꽃 문양에서 따 온 것입니다. 제가 항아리 만들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항아리가 풍성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아주 잘 표현해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사용성에 초점을 둔 항아리를 만드는 것은 지금은 멀리 하려고 노력합니다. 밴쿠버와는 문화. 경제적으로 사뭇 다를 수 밖에 없는 한국에서 감당해야 할 생계와 생존에 대한 너무 큰 부담감 없이, 어쩌면 오히려 유리한 조건에서 한국 전통 도예를 배우고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특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이런 생각을 할 때, 좀 더 야심적인 작품을 만들고, 새로운 형태도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통이 살아 남으려면 새로운 세대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청자와 자기를 만들기 위해, 한국 도공들을 납치해 갔을 만큼, 예전이나 지금이나 청자빛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주 힘듭니다. 이곳 캐나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는 전통 청자빛을 만들 수가 없습니다. 그 흙은 한국에서 특별히 만들어지는 것으로, 여기 사람들은 그런 진짜 청자빛을 만들기 위해 진정 어떠한 것들이 요구되는 지 이해를 못합니다. 도암 선생님의 가마에서 구워져 나온, 이러한 진짜 전통 청자를 캐나다에서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희귀한 기회인지를 갤러리 방문객들이 꼭 알아 주셨으면 하고, 이것은 저에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비씨 주는 물론이고 전 세계 각지에서 청자라고 하기에는 부정확한 자기들이 청자로 불리며 너무나 많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했던 손성형 기법으로 된 병 두개를 만들게 된 이유는 작품수가 더 필요했으나 손목에 부상을 입어 물레를 한동안 사용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물레로 만들었던 청자 병과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Q 도암 김정홍 도예가와의 인연
저는 김정홍 선생님과 사모님께 항상 지극히 감사드리는 마음입니다. 제가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아 선생님과 언어장벽이 있지만, 우리 모두의 목표가 길을 같이 한다는 것을 서로 빠른 시간 내에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두분을 처음 뵙게 된 계기는, 제가 에밀리 카 미대를 졸업하고 나서, 저의 도예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한국 전통 도예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국 문화와 좀 더 가까워지고 싶은 열망이 있었습니다. 두 분께서는 지금껏 가르치시는 것들을 계속해 나갈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모님 같은 분을 저의 조각 선생님이자 멘토로 만나게 된 것은 큰 행운입니다. 제가 똑바로 할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가르쳐 주십니다. 노년의 한국 여성이 그렇게 엄청난 끈기를 여태 유지하시고, 수공예 작업을 계속하시는 것을 보면 제게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사모님은 쉬지 않고 새로운 형태와 문양을 개발해 내시지요. 사모님 같은 분을 어디서고 만나 뵌 적이 없습니다.
김정홍 선생님께서는 매우 독창적이시고 무한한 상상력을 가지신 분이십니다. 또한 전통을 진화시켜 나가는 중에도 절대로 전통의 양식과 의미를 희석시키지 않으십니다. 다른 사람들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을 때, 선생님께서는 새로운 양식을 개발하고 찾아 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시고 그렇게 해 오셨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저는 비록 힘이 들더라도 계속해서 배우는 것을 멈춰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전통을 지켜 나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올바른 방법으로 새로운 양식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선생님으로부터 배웠기 때문입니다.
지난 몇년간 선생님께서 제게 끊임없이 해 주신 피드백 덕분에, 저는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알아 보는 감각 그리고, 그것을 제 자신의 느낌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 발전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2021년 11월, BC Arts Council로부터 Early Career Development 예술가 지원금을 받게 되었고, 그 덕택으로 이후 일년 동안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그 대신 두 분으로부터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지난 6년동안, 저는 항상 일을 하고, 시카고 미대 석사 과정을 마치느라 바빴었고, 그러다 팬데믹 상황이 닥쳤습니다. 이 보조금을 받음으로써 잃어버렸던 시간을 만회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Q 앞으로의 활동
저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선생님과 사모님으로부터 배울 것입니다. 아직 모르는 것이 너무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습니다. 저는 전통과 현대 미술의 경계를 가르는 것은 마음에서 놓아주었습니다. 전통을 배우고 그 토대로 계속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 전통인 것은 한 때는 새롭고 현대적인 것이었죠. 이제 제가 하고 있는 작품활동에서 얼마간의 자신감을 얻었기에, 두 분으로부터 계속 배우는 것에 더욱 더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랑가라 컬리지에서 디플로마 프로그램을 가르칠 것입니다. 그 계약이 끝나면, 계속해서 전시회를 하고 대학과정에서 가르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