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영
괜찮아 그런 인생도 있어
깊어질수록 방향을 잃게 될 수 있어
깊어 지지 마
너무 깊어 지면 방향을 잃게 되니
가면서 가면서 생각 해
돌 다리 건너면서 생각해
나무 있고 폭포 있고
땅의 작은 벌레도 있어
얼마나 인생이 그 나름대로 살아 가고 있는지
얼마나 인생이 제 마음 대로 안 굴러 간다고 떼쓰지 않는지
얼마나 그냥 흘러 가게 놔두는 것인지
돌 다리 건너면서 느껴봐
강을 보면서 느껴봐
제 마음 속을 다 말할 수 없음을 알고
다 옳지도 다 틀리지도 않다고
오직 너와 나 우리 조금씩 다른 것을 축복해
걷고 걷다 보면
길이 길을 안내하지
길 위에서 만난 우리를 축복하지
남의 인생에 간섭을 안 해도 되는
나이가 된 것을 오롯이 축하하지
오직 너와 나
우리가 된 것을
어느덧 축하하지
둥글게 축하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