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시사칼럼 7] MZ 세대 한인회

2025-07-16 13:03:14

이원배(캐나다 한인 늘푸른 장년회 회장/수필가)

2025년 7월 12일 오후 4시 버나비 노스로드 부근 한 중식당에서 제45대 강영구 한인회장의 이임식과 제46대 박경준 신임회장의 취임식이 있었다.
어느덧 밴쿠버 교민사회에서 두터운 시니어층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는 베이비붐세대(1950년-1964년생)의 한 사람으로써, X세대(1965년-1979년생)도 넘기고 MZ 세대(M세대;1980년-1994년생, Z 세대: 1995년-2009년생)의 한인회장 등극(?)을 바라보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 지면서도 한 편으로는 가슴 뿌듯하다.
누가 명명하였는지 잘 모르겠지만 6.25전쟁 이후 증가한 출생률에 근거하여 처음 베이비부머라는 세대가 탄생했고, 뒤를 이어 M세대(Y세대의 다른 이름), Z세대가 등장했는데, 46대 한인회를 구성하는 임원 및 이사진들이 모두 MZ 세대로 교체된 것이다.
1966년 밴쿠버 연합교회 이상철 목사가 한인회를 설립한 이래 30대 후반의 한인회장이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충격적이면서 신선하다.
필자가 밴쿠버로 온 것은 2003년이지만 한인사회에 관심을 가진 것은 2000년대 후반이었다.
그때부터 한인회 관련 크고 작은 분쟁이 일어나더니 나중에는 점입가경, 서로 법원에 고소하고, 헤이스팅스에 있는 한인회관에 누군가 무단 침입하여 기물을 파괴하고, 주요 자료들을 훔쳐가고, 난장판이 벌어지더니 나중에는 노인회까지 가세하여 문제를 일으키는 바람에 교민들이 모두 등을 돌리게 되었다.
선대들이 피땀 흘려 쌓아놓은 공든 탑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지는 못할 망정, 뿌리 채 흔들지는 말았어야 하는 데 작금의 현실은 버젓한 건물이 있어도 사용할 수 없는 상태. 한인회 행사는 동가숙 서가식하는 처지에까지 와버렸다.
그나마 한 줄기 서광이 보인 것은 2023년 당시 30대 후반의 MZ세대인 강영구 회장이 제45대 한인회장에 취임하면서 부터였다.
교민들이 외면하던 한인회의 신뢰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 데 괄목할만한 업적 중 하나는 2024년의 밴쿠버 주요단체 연합 송년회였다.
한인회를 비롯, 민주평통, 서부캐나다 무역인협회(OKTA), 국제한인여성네트워크(KOWIN), 한인장학재단 등이 함께 한 송년회는 주최측징 여섯 단체는 물론 밴쿠버 한인 단체가 총체적으로 참여한 화합과 단결의 장이었다.
안타깝게도 필자가 봉사하는 늘푸른 장년회는 당시 1년전부터 장소예약이 되어 있어 부득이 따로 송년회를 가졌지만, 2025년도도 연합송년회를 하게 된다면 필히 함께 하려고 마음먹고 있다.
왜냐하면 인간관계란 함께 식사하며 웃고, 떠들고, 여흥을 즐기고 하는 가운데 쌓였던 미움과 시기와 분노의 장벽들이 눈 녹듯 사라지기 때문이다.
강영구 회장의 뒤를 이어 박경준 회장도 참신한 기획력과 젊은 투지로 한인사회를 한 걸음 더 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늘푸른 장년회와 청년회가 주관하는 ‘캐나다 한인 문화유산 박물관’ 건립 추진도 한인회에서 구상하는 ‘한인 종합 복지문화회관’ 건립과 맥락을 함께 하기로 신임 박회장과 약속했다.
즉 한인회가 추진하는 한인 종합복지문화회관이 어느정도 가시적 성과를 보이면 두 사업을 하나로 합칠 예정이다.
박물관 따로, 문화회관 따로 하면서 서로 힘겨루기 하듯 한 양상은 절대 보이지 않을 것이다.
전후세대라고도 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높은 교육 수준의 고학력세대이자 다양한 사회운동 및 문화운동을 주도한 세대이다.
그리고 80~90년대 한국 경제를 크게 발전시켰던 세대이기도 하다.
그리고 MZ세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로, 모바일 활용 능력이 뛰어나며, SNS와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소통하는 세대. 동시에 불합리하거나 비효율적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며, 명확하고 논리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세대.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회사나 CEO에게도 피드백을 요구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으며, 불만이나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세대. 이 두 세대가 서로 이해하고 협동하고 후원하게 될 밴쿠버 한인사회는 이제 통일한국을 염원하며 오대양 육대주로 뻗어 나갈 인재를 양성하는 요람이 됨과 동시에, 상경하애上敬下愛 하는 한국인의 미풍양속을 지키며, 높은 문화수준을 자랑하는 일등시민의 자랑과 긍지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