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6일 WednesdayContact Us

잉글리쉬 베이 불꽃축제, 30여 년 만에 중단

2025-11-26 14:45:26

30년 역사의 밴쿠버 혼다 불꽃축제가 연방 지원 중단으로 영구 취소됐다. 사진은 잉글리시베이를 밝히던 축제 당시 장면. 사진=ROB KRUY

밴쿠버 여름 대표 축제였던 혼다 셀러브레이션 오브 라이트(Honda Celebration of Light)가 결국 막을 내렸다.

행사 조직위원회는 최근 발표를 통해 “연방정부 지원 중단과 민간 후원 감소, 그리고 급격히 증가한 운영 비용 등으로 인해 더 이상의 개최는 불가능하다” 며 취소를 공식화했다.

연방 지원 중단 직격탄

‘불꽃축제’ 역사 속으로

지난 30여 년 동안 매년 여름 잉글리시 베이(English Bay) 일대를 수십만 명의 관람객으로 가득 메웠던 이 불꽃축제는 밴쿠버를 대표하는 글로벌 이벤트로 자리 잡아왔다. 각국의 팀이 참여해 경쟁 형식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퍼포먼스는 지역 경제에도 막대한 파급효과를 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인건비·안전관리·해상 운영 비용이 크게 증가한 데다, 정부 보조금과 기업 후원이 줄어들면서 재정적 공백이 누적됐다.

조직위는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했지만, 비용 구조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또 주최 측은 더 이상 불꽃놀이 참관자들의 수가 늘지 않고 있는 것도 그 한 이유가 된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으로 내년 여름부터 잉글리시 베이 해안은 더 이상 불꽃축제로 물들지 않게 되어, 많은 시민과 관광객의 아쉬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밴쿠버 여름 불꽃놀이 축제는 1992년부터 ‘심포니오프파이어Symphony of Fire’라는 이름으로 밤하늘을 수 놓으며 주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속에 진행돼 왔다. 2023년에 45만 달러였던 연방정부의 지원금이 지난 해는 25만달러로 축소됐고, 그리고 내년도를 위한 올 해 지원금은 완전 중단됐다.

주정부의 연간 지원금 15만달러는 지난 15년동안 이어져 왔으나 물가 상승율을 볼 때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자재비와 노동비 및 보험금 등의 상승으로 지난 4년간 연평균 70만달러의 행사비가 지출됐다. 현재 남아있는 재정은 10만달러 정도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해 경비가 약 35%가 증가됐다. 경제 불안정, 물가 상승 및 대미 무역 관세 장벽 등의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불꽃놀이 축제의 스폰서 쉽을 맡고자 하는 사업체들이 전무한 상황이다. 지난 해, 스코시아 은행과 시스판 측도 불꽃놀이 행사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밴쿠버 불꽃놀이 행사의 행정 책임관인 폴 러날스은 “그동안 더해지는 재정 열악 상황을 막아보기 위해 일부 몇몇 사업체들을 통해 소액의 자금 지원 도움을 돌려가며 받아 왔으나 이제는 그 마저도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러날스와 함께 일하는 마이클 맥나이트도 “더 이상의 재정 틀어막기에 지친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는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밴쿠버 불꽃놀이 축제를 이제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 쪽이 무너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 축제는 매년 1백30만명이 이 행사에 집결하면서 주정부 및 시 경제 수익에 한 몫을 담당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