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지원하는 단체가 최근 발생한 메릿 여성 살해 사건과 관련해, 경찰 대응이 충분했는지에 대한 조사와 함께 B.C. 주정부의 보다 강력한 제도적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여성폭력 지원단체 “관련 당국 더 적극 나서야”
1년에 100여명 이상 여성 남성 폭력으로 사망
밴쿠버에 본부를 둔 매맞는 여성 지원 서비스협회의 안젤라 마리 멕도우걸 책임관은
“가정폭력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전에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위험 평가와 대응 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며, 성별 기반 폭력 태스크포스 설립을 거듭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이번 문제 제기는 지난주 메릿에서 발생한 45세 여성 파멜라 자비스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6일, 도움 요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들은 자비스 씨를 중태 상태로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숨졌다.
경찰은 남편인 크리스토퍼 버나드 자비스를 체포해 2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으며, 사건 당시 이동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 중이다.
맥도걸 책임관은 특히 경찰이 사건 발생 6일 전인 12월 10일에도 해당 주택에 출동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당시 자비스 씨는 남편이 강제로 문을 부수고 집 안으로 들어오려 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처럼 명확한 위험 신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강력한 보호 조치나 사전 개입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맥도걸 책임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주정부, 경찰 감시기구, 그리고 메릿 시에 공식 서한을 보내 ▲친밀한 관계 내 폭력사건에서의 위험 평가 절차 공개, ▲경찰·지자체·주정부가 참여하는 성별 기반 폭력 태스크포스 설립 등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멕도우걸은 지난 몇 년 간에 걸쳐 메릿 시 소위원회를 통해 매맞는 여성들을 위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강화돼야 할 것을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크게 진전된 것이 없다고 말한다. 메릿시 마이클 고엣츠 시장은 “지난 가을 의정 활동 중에 주 내 여러 시정부들이 모여 주 법무부 장관과 면담을 통해 매맞는 여성들을 위한 주정부 지원을 늘려 가기로 했다”고 전한다.
멕도우걸은 정치인들이 늘 상 하는 말에 그리 시답지 않은 반응을 보이면서도 이번에는 전과는 다른 실제적인 지원 서비스가 마련될 수 있을까 기대를 해 본다. 고엣츠 시장은 이번 자르비스 사건을 계기로 관련 지원 서비스 확대에 대한 긍정 입장을 보였다.
BC공공안전부는 자르비스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대응 훈련 등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국내 1백여명 이상의 여성들이 상대 남성의 폭력으로 인해 사망했는데, 이는 같은 해 총 사망 사건의 17%를 차지했다.
여성 인권 단체들은 이번 사건이 가정폭력 대응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할 중대한 경고 신호라며, 단순한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 중심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