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B.C.주를 강타한 집중호우와 홍수로 인한 보험 처리 피해액이 약 9,000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상 현상이 잦아지는 가운데, 홍수 대응과 기후 회복력 강화를 위한 공공 투자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보험업계 “기후변화로 대기강 증가…홍수 대응 투자 시급”
캐나다 보험협회(Insurance Bureau of Canada)는 3일 성명을 통해 “태평양 상공에서 유입된 대규모 수증기 흐름, 이른바 ‘대기강(atmospheric river)’ 현상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해 주택과 농지, 도로 등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수백 채의 주택이 대피 조치를 받았고, 주요 고속도로가 통제됐으며 주택과 농가 피해가 속출했다.
보험협회 태평양·서부 지역 담당 부회장인 애런 서덜랜드는 “이번 홍수는 B.C. 남서부와 밴쿠버 아일랜드 전역의 주민과 사업체 삶을 또다시 뒤흔들었다”며 “2021년 대홍수 이후 불과 4년 만에 다시 발생한 이번 피해는,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기후 현실에 대비한 회복력 강화가 얼마나 시급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B.C.주는 2021년 치명적인 홍수 이후 가족과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홍수 대응 전략을 마련했지만, 보험협회는 “해당 전략이 여전히 충분한 예산을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자동차·상업 보험사를 대표하는 보험협회는 주정부에 △홍수 위험 지도 정비 △방재 인프라 구축 △주택과 사업장의 침수 대비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포함한 홍수 전략 예산을 우선 확보할 것을 촉구했다.
서덜랜드는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복구에 비용을 쓰는 것보다, 사전 예방과 지역 회복력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비용 효율적”이라며 “위험 완화에 집중하면 더 많은 주민이 홍수 보험에 접근할 수 있고, 이는 현재 고위험 지역 주민들이 의존하고 있는 정부 재난 지원보다 훨씬 실질적인 보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12월 홍수 피해 추산치는 재난 데이터 분석 기관인 **CIQ(Catastrophe Indices and Quantification Inc.)**가 집계한 것이다. 참고로 2021년 B.C. 홍수 당시 보험 처리 피해액은 6억7,500만 달러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보험 손실 외에도 도로 복구, 지역 경제 위축 등 간접 피해를 포함하면 전체 손실은 수십억 달러 규모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밴쿠버선은 최근 보도를 통해 “지난 12월 홍수 이후에도 홍수 위험 감소를 위한 실질적 진전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B.C. NDP 정부는 2024년 봄 10년짜리 홍수 대응 계획을 발표했지만, 예산 규모·사업 우선순위·이행 일정이 모두 빠져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9월 메트로밴쿠버 관계자들이 랜디니 닐 수자원·토지·자원관리부 장관과 켈리 그린 비상관리·기후대응부 장관을 만났을 당시, 주정부는 재정난을 이유로 “홍수 대응 전략에 신규 예산을 배정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B.C.주의 올해 재정 적자 전망치는 110억 달러다.
과학자들과 기후 정책 전문가들 역시 기후변화로 인해 대기강 현상이 더 빈번하고 강력해질 것이라며, 홍수뿐 아니라 산사태와 토사 유출 피해도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칠리왁 강 계곡의 주택 두 채는 2021년 대기강 폭우 이후 산사태 위험으로 거주 불가 판정을 받았고, 같은 이유로 지난 12월에도 다시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해당 주택들은 4주간 대피 조치가 유지됐으며, 현재 정밀 지질 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주정부가 재난 지원이나 주택 매입에 나서지 않으면서, 해당 주택들의 공시 가치는 2달러로 평가된 상태다.
프레이저밸리 지역에서는 또 다른 주택 두 채가 12월 폭우로 발생한 산사태 피해를 두 번째로 입었다. 엘크 마운틴 아래 경사지에 위치한 이 주택들은 2021년에도 같은 피해를 겪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