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피해에도 “신고해도 소용없다” 인식 확산
연간 재산 피해액만 약 450만 달러에 달해
최근 밴쿠버 다운타운 이스트 지역 우드워드 건물에 위치한 런던 드럭스 매장이 반복되는 도난 사건을 이유로 결국 매장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소매업계의 범죄 피해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BC사업자진흥협회(BIA)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주 내 많은 사업주들이 매장 내 절도와 도난으로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경찰에 신고하기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평균 10개 사업장 중 9곳이 절도나 도난 피해를 경험했으며, 이 가운데 약 40%는 사건을 경찰에 전혀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업주들이 신고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경찰 대응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설문 응답자들은 “신고를 해도 경찰의 대응 속도가 매우 느리고, 사건이 접수되더라도 해결된다는 보장이 없으며, 처리 과정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 고 지적했다.
BC사업자진흥협회의 제레미 하이튼 대표는 이번 조사가 지난해 11월 260여 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됐다고 밝히며, 보다 전문적인 기관을 통한 심층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이튼 대표는 “사업주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폭력성이 낮은 소규모 절도 사건이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작은 도난이 반복되면서 연간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사업주들은 잦은 절도 사건을 일일이 경찰에 신고하는 과정 자체가 큰 스트레스와 부담이 되기 때문에, 결국 신고를 포기하고 피해를 감수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BIA는 BC주 내 55개 사업장에서 화재와 방화, 좀도둑 등으로 인한 연간 재산 피해액이 약 450만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많은 사업주들은 밴쿠버 다운타운과 같은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매장을 열고 싶어도, 치안과 안전 문제 때문에 신규 개점을 망설이고 있다.
특히 방화로 인한 피해도 큰 우려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사업주들은 방화 사건의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 보상조차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BIA 관계자는 “프린스 조지 등 일부 지역에서 최근 범죄 발생률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실제로 범죄가 줄어서 가 아니라 피해 사업장들이 더 이상 신고를 하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사업주들이 안심하고 범죄 피해를 신고할 수 있도록 보다 신속하고 실질적인 경찰 대응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