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대폭 축소, 보건·의료·교육 강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대(對)캐나다 무역전쟁으로 1년간 경제적 불확실성이 이어진 가운데, BC주의 2026년도 예산은 정부 지출을 줄이는 한편 핵심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며 ‘재정 규율’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이 같은 신중 기조에도 불구하고, 3개년 재정 계획에 따르면 올해 BC주의 재정적자는 13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오후 빅토리아에서 발표된 이번 예산안은 공공부문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보건·의료 및 교육 서비스를 강화하고, 대형 자본 프로젝트의 완공 시점을 늦추며, 숙련 인력과 천연자원 개발 프로젝트 유치를 위한 지원책을 제시했다.
베일리 장관은 이번 예산안을 “매우 엄중한 시기를 위한 진지한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사상 최대 적자 전망
3개년 재정 계획에는 공공부문 인력 감축, 자본 계획 속도 조절, 일부 세금 인상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적자는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회계연도 BC의 재정적자는 13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는 “이러한 ‘어렵고 신중한 지출 선택’을 통해 2028/29 회계연도에는 적자를 114억 달러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예산 전망치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2025년도 예산은 2025-26년 109억 달러, 2026-27년 102억 달러, 2027-28년 99억 달러의 적자를 각각 예상한 바 있다.
납세자 부채 역시 급증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2025/26년 26.1%에서 올해 3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2027년 34.4%, 2028년 37.4%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베일리 장관은 올해 3분기 기준 적자가 96억 달러로, 지난해 예산에서 예상한 약 110억 달러보다 낮게 나타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세금 인상
세수 확대를 위해 일부 세금은 인상된다. 최저 소득구간 세율은 5.06%에서 5.6%로 인상된다. 이에 따라 평균 납세자는 2026년에 약 76달러를 추가 부담하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BC 세액공제 대상에 해당하는 40% 이상 납세자에게는 상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정부는 설명했다.
베일리 장관은 “최저 구간에 있는 납세자들은 오히려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시가격 300만~400만 달러 주택 보유자의 경우 추가 교육세 세율은 0.2%에서 0.3%로 오른다.
PST 면세 일부 폐지
또한 일부 회계·부기 서비스 등에 대한 주판매세(PST) 면세가 폐지되며, 의류·신발 관련 서비스, 기본 케이블 TV, 유선전화 서비스 등으로 과세 범위가 확대된다.
예산안은 “이들 서비스에 대한 과세 확대는 대부분의 다른 주에서 적용되는 방식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베일리 장관은 이번 예산이 “근본적인 변화의 시기”에 수립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예산 발표일이 미국이 캐나다산 제품에 첫 신규 관세를 부과한 날과 겹쳤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한때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부터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발언과 조치들이 쏟아 졌다”며, 무역전쟁이 “세계 질서를 돌이킬 수 없게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베일리 장관은 이번 예산의 적자는 크지만 공공서비스 보호를 위한 선택이 반영되었으며 “긴축 예산이 아니다.”라고 했다.
핵심 서비스 투자: 보육·보건
올해 예산의 ‘보호적’ 초점은 보건, 정신건강, 보육 서비스에 대한 투자다. 향후 3년간 보건의료 시스템에 28억 달러가 신규 투입된다.
이 중 1억3,100만 달러는 정신건강·중독 치료에 배정되며, 비자발적 치료 공간 확대가 포함된다. 약 3,400만 달러는 약 1,800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체외수정(IVF) 접근성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가장 큰 비중인 23억 달러는 보건의료 시스템 전반의 수용 능력 확대에 사용된다.
베일리 장관은 :그간의 투자로 진단 대기시간이 단축되고 1,000명 이상의 의사가 유입됐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의사·간호사 등 의료 인력 채용 확대와 시설 확충이 포함된다.
또한 최근 발표된 대로, 장애 아동·청소년 지원체계 개편에 4억5,700만 달러가 배정된다.
대안 양육체계 지원에 4억7,800만 달러, 성인 소득·장애 수당에 3억7,300만 달러, 장애 부부 지원 개선에 500만 달러가 각각 투입된다.
$10 보육기관, 신규 신청 중단
K-12 공교육 부문에는 향후 3년간 6억3,400만 달러가 추가 투입돼 교사 채용, 학생 서비스 개선, 포용적 교육 지원에 사용된다. 또한 하루 10달러 보육 프로그램은 ‘안정화 기간’ 동안 신규 제공기관 등록을 일시 중단한다. 기존 참여 가정과 기관에는 변화가 없다고 예산안은 밝혔다. 공공안전 강화를 위해 3년간 1억3,900만 달러도 배정된다.
이 중 7,300만 달러는 보안관, 검사, 법률구조 인력, B.C. 검찰청 직원 채용·유지를 통해 사법 접근성과 법원 운영을 개선하는 데 쓰인다.
상습 폭력범 대응 프로그램에는 2,600만 달러가 투입되며, 평가 결과 경찰 출동 감소와 기소 승인 절차 단축 효과가 나타났다고 예산안은 밝혔다. 또 절도·기물 파손 등 만성적 재산범죄에 대응하는 신규 프로그램에 1,600만 달러가 배정된다.
프레이저강 남부 지역에서 증가하는 갈취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BC 갈취 태스크포스 운영 및 연방정부 지원 확보에도 나선다.
경제 성장 전략
베일리 장관은 “핵심 서비스에 투자하는 동시에 경제 성장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3년간 7억5,800만 달러가 배정됐다.
이 중 2억4,100만 달러는 숙련 기술 교육기관 지원을 두 배로 확대하는 데 사용된다. 대기자 해소와 자격 인증 확대가 목표다.
전체 중 4억 달러는 연방정부 자금과 매칭하거나 추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기금으로 활용된다.
청정에너지, 부가가치 임업, 제조업, 책임 있는 광업, 생명과학, 인공지능(AI), 양자기술, 해양 산업, 항공우주, 청정기술 등 전략 분야 투자가 대상이다.
또 천연자원 및 관광 분야 기업의 인허가 장벽을 낮추기 위해 4,000만 달러가 배정됐다.
핵심 서비스를 보호하는 한편, 공공부문은 대폭 축소된다. 2025년도 예산에서 발표한 지출 관리 목표의 일환으로, 2025-26 회계연도에 인력 조정, 채용 제한, 출장·컨설팅·사무비 등 재량지출 축소를 통해 4억 달러를 절감했다.
2026년도 예산은 공공부문 정규직 1만5,000개 감축을 목표로 한다. 특히 공기업과 보건 부문의 고위직 축소 목표를 별도로 설정할 방침이다.
핵심 정부 서비스 부문에서는 자연 감원과 자발적 퇴직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철강 가격 상승과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불안정성, 높은 자재·인건비 등을 고려해 자본계획 일정도 재조정한다.
이에 따라 교육·보건·장기요양 부문의 주요 프로젝트 공사를 ‘전략적으로 순차화’할 방침이다.
예컨대 버나비 병원 재개발 사업은 2단계 착공 전 범위·설계·비용 가정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주정부는 “승인된 예산 범위 내에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범위와 설계, 비용 간 정합성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지역사회 요구에 부합하도록 계획을 보완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