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만족(滿足) / 윤문영

2026-03-25 10:28:43

괜찮다

이만하면 괜찮다

이만큼 발목까지 차올랐으니 괜찮다

더 이상 목까지 차오르도록 욕심내지 말자

목까지 차오르다간 물에 빠져 버린다

괜찮다

이만하면 됐다

발목에 물을 가득 담가

차 올랐으니

그 물은 이미 나의 물이요

나의 푸른 세계요

나의 향긋한 모든 것이여

더 이상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 어떠한가

발목까지 담긴 물에 만족하는 나그네여

걷다가 쉬고

가다가 쉬고

쉬다가 마침내는 잠을 자는 나그네여

돌부리에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구나

그래 그만 하면 됐다

욕심이 그마하니 그 만큼만 살다가니

평생 부자로만 살았구나

평생 물장구 치고

차오르게 살았구나

그만하면 됐다

이제 됐다

이것이 나의 모든 것이며

이제 물빛이 찬란하다

 

윤문영
존재 중심, 글쓰기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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