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7일 ThursdayContact Us

밴쿠버 빈집세 유지된다… 법원, 주택 소유주 소송 기각

2026-05-07 10:25:57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빈집세 제도의 법적 안정성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법원 “정당한 조세 권한” 판결

“악몽 같은 세금”… 사연 제각각

‘빈집세(Empty Homes Tax)’ 제도를 둘러싼 법적 공방에서 법원이 당국의 손을 들어주며 세금 제도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BC고등법원의 팔빈더 카우르 셔길 판사는 밴쿠버시를 상대로 제기된 빈집세 무효 소송에서 원고 측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주택 소유주인 루시 단, 대니스 매클라우드와 크리스토퍼 브리튼 씨 등 3명이 제기한 것으로, 이들은 빈집세가 개인 재산권을 침해하고 부당한 조세 부과라고 주장해 왔다.

원고 측은 빈집세 제도가 과도한 행정 부담과 경제적 피해를 초래했다며 “지속적인 악몽”이라고 호소했지만, 법원은 시가 주거 공급 확대와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적법한 조세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판결문에서 법원은 지방정부가 공공 정책 목적을 위해 세금을 부과할 권한이 있으며, 빈집세 역시 주택시장 안정과 주거 활용 촉진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이들은 각기 다른 사정으로 빈집세를 납부해 왔다.

임대 사업자 단 씨는 2020년 마린 드라이브의 부지를 350만 달러에 매입했으나, 팬데믹으로 인한 건축비 상승으로 개발이 지연됐다. 그 결과 2022년에만 약 11만 3천 달러의 세금을 납부해야 했다.

음악가 매클라우드 씨(70)는 밴프와 밴쿠버에 집을 두고 왕래하며 생활해 왔다. 과거 좋지 않은 기억 때문에 임대를 꺼리는 그는 밴쿠버 집을 비워두지 않기 위해 지인을 거주 시키고 있다. 그는 이 세금을 “심리적 스트레스를 주는 지속적인 악몽”이라고 표현했다.

80대 은퇴 부부 브리튼 씨는 랭리에 거주하며 콜하버의 아파트를 제2의 거처로 사용해 왔으나, 빈집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아파트를 임대용으로 전환했다. 그는 “은퇴 계획이 망가졌고 삶의 질이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원고 측은 밴쿠버 시가 빈집세 도입 전 공청회를 거치지 않았으며, 제2의 거처나 공터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캐나다 권리자유헌장이 보장하는 개인의 자유와 보안, 부당한 수색 및 압수로부터의 보호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셔길 판사는 이러한 주장을 모두 일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밴쿠버 헌장 상 빈집세는 토지 용도를 규제하는 ‘조닝(Zoning)’ 조례가 아닌 ‘조세’ 조례에 해당하므로 공청회 의무가 없다. 또한 판사는 “효율적이면서도 공정한 세제를 만드는 것은 복잡한 균형 잡기”라며, “특정 소유주에게 불공평하게 느껴진다고 해서 정책 수립 과정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라고 판시했다.

헌법 침해 주장과 관련해서도 법원은 “세금 납부로 인한 경제적 이익은 헌법이 보호하는 ‘신체의 자유’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공무원의 무단 가택 진입 우려에 대해서는 실제로 그런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는 만큼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2016년 도입 당시 1%였던 빈집세 세율은 현재 3%까지 인상된 상태다. 이번 판결로 밴쿠버 시의 빈집세 운용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 당국은 해당 세금이 주택 공급난 해소와 임대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실 거주 목적의 제2주택 소유자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개발이 지연된 토지주들의 불만은 여전해, 향후 유사한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