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박 규모, “이례적 상황”
“객실 풀려도 가격 하락은 제한적”
2026 FIFA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밴쿠버 지역 호텔 객실 수천 개가 일반 예약으로 다시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관광 및 숙박 업계에서는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격 하락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BC 호텔 협회에 따르면, FIFA 측은 당초 각 개최 도시에서 확보했던 단체 객실 물량의 약 70~80%를 전격 취소했다. 이로 인해 밴쿠버에서는 6월 11일부터 7월 19일 사이 약 1만5,000박 규모의 예약이 시장에 다시 풀린 것으로 집계됐다.
폴 호스 BC 호텔 협회 회장은 “대형 국제 행사에서 스태프와 미디어를 위해 객실을 선점했다가 일부를 해지하는 것은 일반적인 관행”이라면서도 “이번처럼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는 사례는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토론토를 포함한 16개 개최 도시 전반에서 유사한 취소가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월드컵 수요 자체가 매우 크기 때문에 가격이 크게 내려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팬, 관광객, 기업 수요가 강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며, 행사 기간 숙박 요금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스 회장은 밴쿠버가 여전히 강력한 관광 수요를 보이는 상위 도시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주 FIFA로부터 밴쿠버가 뉴욕에 이어 전 세계 개최 도시 중 두 번째로 높은 성과를 기록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순위는 호텔 예약 현황, 여행 수요 및 티켓 판매량을 바탕으로 산정된 것이다.
올 여름 월드컵 관람을 위해 밴쿠버를 찾는 축구 팬들은 그간 한정된 객실과 치솟은 숙박비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비록 수만 개의 객실이 다시 시장에 나왔지만, 호스 회장은 이것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월드컵 기간 밴쿠버 호텔 점유율은 평소 바쁜 여름철과 비슷한 9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수요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가격을 조정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주정부는 이번 대회 기간 약 35만 명의 관광객이 밴쿠버를 방문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관광 업계 내부의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웨스트 트렉 투어’의 마리아 위학 상품 매니저는 축구 팬들이 행사를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저렴한 월드컵 여행 패키지를 기획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이 회사의 모회사인 ‘디스커버 캐나다 투어’는 CSM 트래블과 협력하여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SFU)의 기숙사 물량을 확보하고, 하룻밤 약 250달러부터 시작하는 전용 ‘팬 빌리지’ 숙소를 마련했다.
위학 매니저는 “팬들이 서로 만나 경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동체 분위기를 제공하려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으나, 현재까지의 판매 실적은 예상보다 저조하다. 그녀는 “현재 물량의 20% 정도만 판매되어 다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지금쯤이면 50% 이상 판매될 것으로 기대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월드컵 기간 혼잡을 우려해 일반 관광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번 사업이 이를 상쇄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밴쿠버가 개최지로 선정되었을 당시, 켄 심 밴쿠버 시장은 월드컵의 파급력이 한 달 안에 슈퍼볼을 30~40개 치르는 것과 맞먹을 것이라고 비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위학 매니저는 초기 기대감이 다소 과장된 면이 있었다고 보면서도, “장기적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밴쿠버로 쏠리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스 회장은 2026년 대회가 사상 처음으로 3개국에서 분산 개최된다는 점이 과거 대회와는 다른 양상을 만든다고 분석했다. 관광객과 예약 물량이 단일 국가가 아닌 여러 지역으로 분산되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은 마치 대형 콘서트나 대규모 컨퍼런스가 열리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관광 당국자들은 대회가 임박할수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스티네이션 밴쿠버의 로이스 친 CEO는 최근 여행객들의 예약 패턴이 점점 늦어지는 추세라고 짚었다. 그는 “대회가 다가오고 참가 팀이 최종 결정되는 등 분위기가 고조될수록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BC 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는 6월 18일 캐나다 대표팀과 카타르의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