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및 5년 고정 모기지 금리 0.5%포인트 급등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이 캐나다 경제에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주택시장과 직결된 모기지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가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며 채권 금리를 끌어올리고, 이는 곧바로 고정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기지 브로커 마샬 털리는 “최근 3주 사이 3년 및 5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약 0.5%포인트 급등했다”며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단기간에 이 같은 폭의 상승은 이례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이러한 금리 상승이 단순한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에 따르면, 2026년 말까지 전체 모기지의 약 23%에 해당하는 140만 건이 갱신 시기를 맞는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초저금리 시기였던 2021년에 대출을 받은 차주들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갱신 과정에서 큰 폭의 금리 상승을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마샬 털리는 “많은 차주들이 금리가 계속 낮아지거나 최소한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가 별다른 준비 없이 갱신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확대될 수 있으며, 이는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글로벌 분쟁이 캐나다 주택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며, 향후 모기지 비용과 주택 구매 여건에 적지 않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붙은 고정 금리
고정 금리 모기지가 특히 빠르게 오른 이유는 전쟁과 같은 세계적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채 수익률(Bond Yields)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에서도 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명확한 통찰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시장의 불안은 커졌다. 휴전 협상 기대로 금리 인상을 자제하던 일부 대출 기관들은 트럼프의 연설 직후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현재 캐나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2025년 10월 설정된 2.25%를 유지하고 있다. 전쟁 전에는 올해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됐으나, CIBC 월드 마켓의 벤자민 탈 부수석 경제학자는 이제 전망이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쟁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그리고 미국의 계속되는 관세 정책이 고정 금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봤다.
파운데이션 웰스의 파트너 마크 팅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폭등이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향후 장기 대출에서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털리에 따르면 몇 주 전만 해도 4%에 가까웠던 5년 고정 금리 평균은 4월 2일 기준 4.95%까지 올랐고, 3년 고정 금리도 4.59%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는 평균 변동 금리인 4.2%보다 높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확산과 금리 인상 압박
콘코디아 대학교 모쉐 랜더 경제학 선임 강사는 3월 인플레이션 수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에 의해 사실상 봉쇄된 이후 맞이한 첫 번째 달이기 때문이다. 그는 “전쟁이 길어지고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그 비용은 캐나다의 재화와 서비스 가격에 전이된다”며 “인플레이션이 경제 전반으로 퍼지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랜더는 올해 말까지 중앙은행이 금리를 최대 세 차례 인상할 수도 있다는 새로운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은행들은 이런 불확실성을 가격에 반영해야 하므로 모기지 보유자들은 계속해서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붙은 금리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모기지 갱신을 앞두고 있다면?
전문가들은 전쟁이 당장 내일 끝난다 하더라도 유가와 가스 가격이 안정되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사라지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모기지 갱신이나 신규 대출을 앞둔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털리 브로커는 지금이 새로운 금리를 미리 확보 해두기 좋은 시기라고 조언한다. 은행을 옮길 경우 보통 120일 동안 금리를 고정할 수 있으며, 이 기간 내에 금리가 내려가면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같은 은행에 머물 경우에는 보통 30일 전부터 가능하다.
탈 경제학자는 장기 모기지를 확정하기 전에 시간을 좀 더 버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캐나다 경제는 GDP 성장률이 0%에 가까워 경기 침체 직전인 상황이며, 이는 보통 금리가 올라가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랜더은 모기지 보유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 전문가나 은행에 연락하라. 은행이 당신을 망하게 하려 한다는 오해를 버리고, 일찍 상담을 시작하면 집을 급매하지 않도록 상환 기간 연장이나 금리 유예 등 협력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