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8일 ThursdayContact Us

“내 사업 해볼까?”… 창업의 환상과 잔혹한 현실

2026-06-18 08:30:16

30년 추적조사 결과, 창업 성공은 단순히 사업을 시작하는 시점보다 창업 경로와 지속성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창업자는 30대 이후 비중이 감소한 반면, 중년 창업자는 40대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캐나다인 59% “내 비즈니스 원해”

연구 결과, 자영업이 반드시 소득·행복 높이지는 않아

자유로운 삶과 더 큰 보상을 꿈꾸며 창업을 고려하는 캐나다인이 늘고 있지만, 실제 자영업의 현실은 기대만큼 장밋빛이 아닐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캘거리대 연구팀이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30년 장기 추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영업이 반드시 더 나은 재정 상태나 높은 삶의 만족도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1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1만2,686명의 직업 생애를 추적해 자영업 경험이 개인의 소득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했다.

현재 캐나다에서는 260만 명 이상이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RBC은행의 2025년 조사에서는 캐나다인의 59%가 자신의 비즈니스를 소유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는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러한 열풍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최근 한 조사에서 직장인의 약 3분의 2가 현재 직장에서 정체기를 느끼고 있으며, 다음 단계로 창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오늘날 ‘스스로 고용주가 된다는 것’은 자유와 통제권,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가치에 걸맞은 보상을 받는다는 의미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러나 냉혹하게도 자영업이 언제나 사람들을 더 부유하거나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최근 진행된 새 연구에서는 12,686명의 개인을 1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30년 동안 추적 조사하여, 자영업이 이들의 직업 생애 전반에 걸쳐 실제로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분석했다.

결과는 사표를 던지려는 이들이 한 번 쯤 고민해봐야 할 숙제를 던져준다. 단순히 자영업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재정 상태가 나아지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일반 직장을 다닌 동년배들에 비해 삶의 만족도가 눈에 띄게 낮았다. 결국 ‘창업의 꿈’이 결실을 맺을지 여부는 창업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커리어 경로로 창업의 4가지 유형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것은 아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1979 국가 종단 청소년 조사(NLSY79)’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년 추적 조사한 결과, 성인기 전반에 걸쳐 네 가지 구체적인 커리어 패턴이 도출되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집단은 전체의 약 69%로, 이들은 평생 일반 직장에 고용되어 일했으며 자영업을 거의 시도하지 않았다. 이 집단은 다른 그룹과의 비교를 위한 기준점이 되었다.

또 다른 12%는 20대에 자영업을 시도했다가 다시 일반 직장으로 복귀한 이들이었다. 반대로 13%는 40대에 자영업에 뛰어들어 시간이 지날수록 사업에 깊이 관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가장 헌신적인 6%는 젊은 나이에 시작해 커리어의 대부분을 자영업자로 보냈다.

이처럼 “내 사업을 하겠다”는 동일한 결정도 ‘언제’,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재정적·개인적 결과에서 완전히 다른 네 가지 삶의 궤적을 만들어냈다.

 중요한 것은 ‘창업 여부’아닌 ‘사업의 구조’

연구진이 재정적 성과와 심리적 결과를 모두 분석했을 때, 한 가지 명확한 패턴이 드러났다. 재정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성공한 이들을 갈라놓은 것은 기발한 아이디어나 불굴의 투지가 아닌, 다름 아닌 ‘사업의 구조’였다.

독립된 법적 인격을 지닌 등기 법인을 설립한 이들은 창업을 하지 않은 이들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렸고 삶의 만족도도 높았다. 반면, 단순히 1인 프리랜서 형태의 개인 사업으로 일한 이들은 그렇지 못했다. 이들의 평균 수입은 직장인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삶의 질은 오히려 더 낮다고 답했다.

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법인 사업자와 개인 사업자의 운영 방식이 크게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 왔다. 법인 사업자들은 개인 사업자에 비해 대개 더 큰 포부를 가지고 성장 지향적인 벤처를 운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캐나다의 경우 법인 사업자가 사업 확장을 계획하는 비율은 37.6%로, 개인 사업자(22.6%)보다 높다. 또한 법인 기업이 생존 확률도 더 높으며, 운영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린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러한 차이가 단순히 ‘소득’ 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즉, 사업의 법적 구조가 ‘자영업이 삶을 개선하느냐, 아니면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느냐’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물론 단순히 법인 등록을 한다고 해서 마법처럼 삶이 나아진다는 뜻은 아니다. 법인을 설립하는 이들은 애초에 더 높은 학력, 전문적인 경력, 기술 등 비교 우위를 가지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배경이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나타났는데, 이는 법인 설립이라는 행위 자체가 사후 처방 이라기 보다는 사업 초기 단계부터 어떤 구상을 가지고 시작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연령 또한 중요한 요소였지만 흔히 대중 매체에 나오는 방식과는 달랐다. 학교를 자퇴하고 세상을 바꿀 대기업을 키워낸 천재 젊은 창업가의 이미지는 대부분 신화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경험’이 강력한 자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기업을 세운 이들 중 평생 창업가로 살아온 이들이 가장 많은 돈을 벌었고, 일찍 시작한 이들이 가장 높은 삶의 만족도를 보였다. 반면 중년에 창업한 이들은 수입과 웰빙 사이에서 가장 이상적인 균형을 잡았다. 즉, 기술과 저축액, 그리고 업계 경험을 충분히 쌓은 후에 정식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가장 보람찬 경로라는 의미다.

또한 사업을 지속하는 힘은 단순히 타고난 재능이나 타이밍에만 달려있지 않았다. 어릴 때 집에 책과 잡지가 많았고 도서관 회원증이 있었던 가정 환경(연구자들이 ‘문화 자본’이라 부르는 초기 삶의 우위)에서 자란 이들은 창업 확률 자체가 높지는 않았지만, 한 번 시작한 사업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사업을 수십 년간 생존하게 만드는 기술과 습관은, 어쩌면 사업 계획서를 쓰기 훨씬 이전부터 형성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사표를 던져야 할까?

이 연구 결과가 창업을 말리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이 어떤 길을 택하고 있는지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만약 목표가 더 큰 재정적 안정과 더 나은 삶의 질이라면, 졸업 직후 곧바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기보다는 업계 경험과 자금, 기술을 축적한 후 정식 법인을 설립하는 방향이 정답에 가깝다. 평생을 창업에 바친 이들이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경향이 있지만, 평범한 대다수에게는 중년의 창업이 소득과 행복의 가장 좋은 균형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삶이 그러하다면, 이들을 지원하는 사회적 시스템 역시 바뀌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정부 창업 지원 프로그램은 ‘초기 출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이들이 법인으로 전환하고, 성장하고, 생존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은 턱없이 부족하다.

기업 성장을 돕는 자금 지원의 상당수는 이미 법인 격을 갖춘 기업을 전제로 체결된다. 정작 수입이 가장 적은 1인 자영업자들은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성공적인 창업의 길에 들어서게 하려면, 지원은 창업 초기보다 더 일찍 시작되어야 하며 창업 이후에도 더 오래 지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