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헤진 수첩 속
우리들의 낡은 이야기
간신히 이어지는 수첩 속
젊은 날의 어느날이
그 속에 진을 치고 앉아 있다
마음 속에 자리 잡은 그대의 모습이
아슬 하게 지워져 가고
이제는 다 커버린 아이들의
몸무게, 키가 고스란히 뚜렷하게
메워져 있다
내 낡은 수첩에는
지워지지 않은 이야기
널부러져
한 귀퉁이에 앉아
지금 현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누가 결혼한다 더라
누구는 아기를 낳고
누구는 병에 걸려
누구는 세상을 뜨고
젊은 날은 그저 한 순간의 바람,
내 젊은 날의 낡은 수첩
먼지 앉은 책장에
내 현실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고개를 끄덕 인다.
윤문영
존재 중심, 글쓰기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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