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대가 있는 풍경

최금란(전 밴쿠버 한인회장)   채송화가 빨갛게 핀 장독대엔 나팔꽃이 피었다. 울타리 섶에는 봉숭아가 연분홍으로 한여름 피어 있다. 지금도 고향 집 장독대를 생각하면 코끝이 찡하다. 백일홍, 맨드라미가 핀 유년의 고향 집, 장독대가 있는 풍경이다.   예전엔 장독대의 장맛을 보고 딸을 데려간다는 말이 있었다. 장독대를 보면 안주인의 사람됨을 알 수 있다. 그 딸의 됨됨이까지 견주어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장독대는 실용적으로는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는 맛을...

록키 2 선샤인 메도우

윤문영 메도우(meadow)는 사전적 의미는 목초지라고 한다. 초목지대, 풀이 자라나는 평지라는 뜻이다. 산을 오르다 보면 정상 가기 전 푸른 초목지대가 보인다. 평지에 풀이 자라고 있고 꽃이 마음껏 피어나 작은 꽃들이 푸르고 붉은 바다 같다.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 이 메도우라는 곳.   올라가다 보면 산등성이, 산 중간을 이어주는 메도우가 난 참 좋다. 쭉쭉 뻗어 올라가는 깔딱 고개도 있고 끊임없이 완만하게 오르는 산도 있지만 산중간에 우뚝 솟은듯 하염...

윌리엄 레슬리 스트래천 일병 한인사회에 대한 감사의 글

가이 블랙이 쓴 전문(前文) 윌리엄 스트래천 일병의 전사 이후, 지난 70년 동안은 견디기 어려운 침묵만이 이어졌습니다. 유가족들은 큰 고통을 겪었음에도, 세상이 그들을 알아주지 못한 채로 시간은 지나갔습니다. 유가족들이 치러야 했던 너무나 큰 대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세상이 자신들을 잊어버렸다고 느꼈습니다. 무언의 고통 속에서, 홀로 남아서……. 엘리자베스 여사께서는 기억합니다. 당신의 어머니께서 윌리엄 일병이 전쟁에 나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던 것을....

제2회 청소년글짓기공모전 장려상 A 수상작

장려상 A 김동하 비는…   오늘, 하늘이 열리고 비가 쏟아졌습니다. 재미있지 않나요? 겨울이 왔다가 사라지고, 여름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고, 상점들은 벌써 새로운 계절인 여름을 맞이하기위해 장식을 하고 있는데 말이죠. 하지만 햇볕을 쬐면 쬘 수록 비가 더 많이 내리는 것 같습니다. 마치 날씨가 우리에게 농담을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종종 비를 초대받지 않은 반갑지 않은 손님으로 생각합니다. 왜 비는 그냥 그치지 않는 걸까요? 비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아랑곳...

얼굴

윤문영 젊고 짱짱한 얼굴이 주글 주글 주름이 지고 세월이 얼굴에 어느새 들어 와 얼굴 모양을 달라지게 한다 거울을 보면 낯설고 웃으면 하훼 가면 같고 피부는 거죽 같이 튀튀하다 젊었을 때의 짱짱 했던 얼굴은 어디로 갔을까 ​ 옛날 사진 속엔 분명 젊고 팽팽한 아름다움이 있지만 지금의 사진은 세월의 흔적만이 얼룩져 있다 ​ 어떤 것이 진정 나인가 지나가는 얼굴들. ​ 늙은 얼굴로 거울을 보니 ​ 오호라 이것이 나임을 알겠구나 젊어서는 다 살지 않았으니 내가 아니고 지금은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