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려상 A 김예준 그리움, 성찰, 격려, 그리고 희망 “예준아~ 할아버지랑 같이 산책할까?” “할아버지, 지금 밖에 비가 오는데?” “그러니까…!” 2019년 가을, 우리 가족은 외할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급하게 한국으로 출국했다. 건강 하셨던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장례식 내내 비가 추적 추적 내렸다. 비를 좋아하셨던 할아버지를 위해 하늘이 주는 선물 같았다. 캐나다로 돌 아온 이후에도 그 해 가을과 겨울에는 유난히 비가 많았던...
글 사진_김보배아이 “내일 저녁 슬리퍼 끌고 편안하게 우리 집 음악회 보러올래요?” 이런 내용의 문자를 받을 수 있는 사람 몇 명이나 될까? ‘우리 집 음악회’라니… 이런 초대를 받을 수 있는 인생, 참 멋지지 않은가. 거침없이 음악회의 초대장을 하루 전에 보내어 초대할 수 있는 분, 당신의 집에서 언제든지 작은 음악회를 열 수 있는 분, 그분은 바로 포트무디 청소년 교향악단의 지휘자, 박혜정 선생님이다. 집에서 여는 음악회에 초대받기 위해서는 왠지 나는 예술가여야만 할 것...
윤문영 록키라는 이름의 산을 다시 그리워한다. 아침 5시, 다시 산을 향해 걸어 가는 우리는 기본 욕구만 채우고 산을 걸으러 간다. 생명이 그윽한 향기를 내고 빼곡히 고개를 내민다. 산새들이 여기 저기 날아 다닌다. 작은 시냇물도 맑은 물을 뽐내며 졸졸졸 흐르며 지나간다 큰 폭포도 저 멀리에서 크게 우렁차게 내리친다 강이 표효 하듯 흐르고 옥색 빛깔 호수는 하늘을 고요히 담고 구름도 가볍게 툭 떠있다 온갖 생명들이 땅에 저마다 깊이 뿌리 박혀...
최금란(전 밴쿠버 한인회장) 채송화가 빨갛게 핀 장독대엔 나팔꽃이 피었다. 울타리 섶에는 봉숭아가 연분홍으로 한여름 피어 있다. 지금도 고향 집 장독대를 생각하면 코끝이 찡하다. 백일홍, 맨드라미가 핀 유년의 고향 집, 장독대가 있는 풍경이다. 예전엔 장독대의 장맛을 보고 딸을 데려간다는 말이 있었다. 장독대를 보면 안주인의 사람됨을 알 수 있다. 그 딸의 됨됨이까지 견주어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장독대는 실용적으로는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는 맛을...
윤문영 메도우(meadow)는 사전적 의미는 목초지라고 한다. 초목지대, 풀이 자라나는 평지라는 뜻이다. 산을 오르다 보면 정상 가기 전 푸른 초목지대가 보인다. 평지에 풀이 자라고 있고 꽃이 마음껏 피어나 작은 꽃들이 푸르고 붉은 바다 같다.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 이 메도우라는 곳. 올라가다 보면 산등성이, 산 중간을 이어주는 메도우가 난 참 좋다. 쭉쭉 뻗어 올라가는 깔딱 고개도 있고 끊임없이 완만하게 오르는 산도 있지만 산중간에 우뚝 솟은듯 하염...
가이 블랙이 쓴 전문(前文) 윌리엄 스트래천 일병의 전사 이후, 지난 70년 동안은 견디기 어려운 침묵만이 이어졌습니다. 유가족들은 큰 고통을 겪었음에도, 세상이 그들을 알아주지 못한 채로 시간은 지나갔습니다. 유가족들이 치러야 했던 너무나 큰 대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세상이 자신들을 잊어버렸다고 느꼈습니다. 무언의 고통 속에서, 홀로 남아서……. 엘리자베스 여사께서는 기억합니다. 당신의 어머니께서 윌리엄 일병이 전쟁에 나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던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