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2일 TuesdayContact Us

BC 경유값 사상 최고…식탁 물가까지 끌어올린다

2026-09-22 06:28:58

전 세계적인 경유 가격 상승은 BC주의 농업과 운송업 등 산업 전반에 큰 부담을 주고 있으며, 결국 식품과 각종 운송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민·트럭 운전기사 비용 부담 급증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어”

BC주의 경유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농업과 트럭 운송업계의 비용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을 비롯해 운송이 필요한 각종 상품 가격에도 연쇄적인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최근 애보츠포드에서 채소 농장을 운영하는 크리스 보드나르와 아내 페이지가 농장 경유 탱크를 가득 채우는 데 든 비용은 3,000달러였다. 과거에 비해 두 배나 오른 금액이다.

전 세계적인 경유 가격 상승은 BC주의 농업과 운송업 등 산업 전반에 큰 부담을 주고 있으며, 결국 식품과 각종 운송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레이저밸리대학교 농업학과 교수이기도 한 보드나르는 “이런 상황이 농업 부문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우리의 식량 안보에는 어떤 의미가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보드나르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최근 주유소의 경유 가격이 급등한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미국의 대이란 전쟁을 꼽았다. 이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크게 차질을 빚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료 가격 분석업체 가스버디(GasBuddy)에 따르면 경유 평균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트럭과 기차, 농업 장비, 건설기계 등 경유를 사용하는 경제 각 분야가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메트로밴쿠버의 경유 가격은 전국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페트롤프라이스(GlobalPetrolPrices.com)에 따르면 밴쿠버의 평균 경유 가격은 지난 6월 리터당 2.01달러에서 이번 주 2.84달러까지 올랐다. 목요일에는 일부 밴쿠버 주유소에서 경유 가격이 리터당 3.059달러까지 표시되기도 했다.

이에 비해 토론토의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당 2.33달러 수준이다.

농가도 경유값 폭등에 직격탄

칠리왁의 낙농업자 사라 사체는 이번 주 포스트미디어와의 인터뷰 당시 옥수수 수확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옥수수 수확에는 수확기 1대와 트랙터 5대, 트럭 등이 동원된다.

사체는 “이 모든 장비가 경유로 움직이기 때문에 비용이 계속 쌓인다”고 말했다.

목요일에는 농장에 설치된 경유 탱크를 채우기 위해 급유 트럭이 다녀갔다. 아직 정확한 청구액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평소보다 최대 50%까지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체는 “이렇게 높은 연료 가격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의 식량 자급 기반을 지키기 위해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농민들이 생산한 채소와 우유 역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위해 트럭으로 운송돼야 한다. 운송업체의 운영비 가운데 경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트럭업계 역시 큰 부담을 받고 있다.

캐나다 트럭소유주협회(Canadian Truck Owners Association)의 테지 둘랏은 현재가 운송업계에 “힘든 시기”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장거리 운송 트럭 한 대는 일주일에 최대 4,000리터의 경유를 소비한다. 지난 6월 리터당 2.01달러였을 때는 주당 연료비가 약 8,000달러였지만, 현재 가격인 2.84달러를 적용하면 1만1,000달러를 넘는다.

둘랏은 “특히 BC주의 가격이 매우 높다”며 “BC 운송업계는 이미 관세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제 경유 가격까지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소비자에게 비용 전가”

트럭업계 역시 높아진 운송비를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식료품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둘랏은 “매장 진열대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 의약품이든 식품이든 모두 트럭으로 운송된다”며 “결국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올해 크리스마스는 물가 부담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드나르는 경유 가격 상승이 일부 농업 분야에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농기계를 많이 사용하거나 운송 수요가 높은 소·낙농업, 감자, 곡물, 유지작물 및 건초와 같은 사료작물 분야가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온실에서 버섯을 재배하는 농가 등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다. 버섯 재배에는 일반적으로 천연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보드나르가 최근 발표한 ‘Farming at the Edge’ 보고서에 따르면 BC주의 농가 부채는 다른 어느 주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는 비싼 토지가격으로 인한 높은 모기지와 임대료, 높은 생활비와 인건비, 그리고 다른 주에서 트럭으로 운송돼 오는 경우가 많은 가축 사료 가격 상승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BC주의 농장은 농업에 적합한 평지가 제한돼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 보드나르는 다른 주의 대규모 농장들은 일반적으로 수익 규모가 더 커 경유 가격을 비롯한 비용 상승을 견딜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경유 비용 자체가 농가 전체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보드나르는 “이 모든 비용이 합쳐지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기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토마토와 양파, 당근, 상추 등을 재배하는 자신의 농장에서는 경유 의존도가 높은 트랙터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전기식 3륜 다목적 차량을 구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드나르와 둘랏, 사체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역시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는 경유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 대한 추가적인 재정 지원과 장기적으로 이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 마련 등이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드나르는 “정말로 BC산 식품이 더 많이 식탁에 오르기를 원한다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