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철새 이동 본격화에 감염 가능성 경계
당국, 아프거나 죽은 야생조류 신고 당부
BC주에서 가을철 철새 이동이 본격화하면서 야생조류의 조류인플루엔자(조류독감)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랭리에서는 하늘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 기러기 한 마리가 구조됐으나 결국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기러기는 구조된 뒤에도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으며, 사체는 관계 당국 공무원에 의해 안전하게 수거됐다. 다만 이 기러기가 실제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야생조류와 가금류 사이에서 전파될 수 있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특히 철새 이동 시기에는 감염 확산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당국은 감염 상황을 파악하고 확산 여부를 추적하기 위해 주민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야생조류가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제대로 날지 못하는 경우, 또는 원인을 알 수 없이 죽은 새를 발견했을 때는 직접 만지거나 옮기지 말고 관계 당국에 신고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알리샤 해리스는 27일 랭리에 있는 자택으로 돌아오던 중 소란스러운 소리를 들었다. 집 위로 독수리 한 마리가 낮게 날아가는 모습도 목격했다. 상황을 확인하러 나간 해리스는 2층 데크에서 다친 기러기 한 마리를 발견했다. 해리스가 야생동물 구조단체에 연락하자 자원봉사자는 새가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신고를 받은 것이 처음이 아니라고 말했다.
조류독감에 감염된 새는 어지럼증과 방향 감각 상실을 겪다가 땅으로 추락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BC주에서 조류독감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 4년이 넘었지만 바이러스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BC주에서 조류독감으로 죽은 새는 1,000만 마리가 넘는다. 최근에는 인접한 미국 워싱턴주에서 야생조류와 젖소 무리의 감염 사례가 새로 확인됐다.
에보츠포드의 엘리자베스 야생동물센터 자원봉사자들은 올해 상황이 심각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센터는 지난 10일 동안 하루 평균 약 60건의 전화를 받았다. 해리스처럼 죽어가는 새를 발견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도움을 요청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해리스는 새를 도울 방법을 찾는 동안 기러기를 위험하지 않은 곳으로 조심스럽게 옮겨 골판지 상자에 넣은 뒤 사용하지 않는 지붕 덮인 마구간으로 옮겼다. 그는 처음에는 독수리가 기러기를 공격한 것으로 생각했고 조류독감일 것 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야생동물센터는 다른 동물과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될 위험 때문에 아픈 새를 받아들일 수 없음으로 새를 만지지 말고 BC 야생조류 신고 전화로 연락해야 한다.
그날 늦게 해리스는 주정부 직원으로부터 기러기가 죽었는지 확인하는 전화를 받았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직원이 새를 검사하기 위해 찾아왔고 기러기의 사체를 비닐봉지 두 겹에 넣어 가져갔다. 직원의 차 안에 이미 죽은 새 두세 마리가 있었다.
엘리자베스 야생동물센터의 설립자인 엘리자베스 멜닉은 이맘때면 야생동물 구조센터에 아프거나 죽은 새에 관한 신고가 자주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는 신고가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라며 “벌써 상황이 심각한 한 해가 될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센터에 아프거나 죽은 새가 들어오면 자원봉사자들은 엄격한 안전 절차를 따라야 한다. 이런 새들은 대개 수의사에 의해 안락사 된다.
보건 당국은 새를 포함한 야생동물이 아프거나 다쳤거나 죽어 있는 경우 직접 만지지 말라고 권고한다. 신고하기 전에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해 두는 것이 좋다.
연방 식품검사청은 성명에서 자사의 대응 범위가 가금류 등 사육 조류에 한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캐나다에서 야생조류와 사육 조류 모두에서 바이러스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은 새를 기르는 모든 사람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상기시킨다”고 설명했다.
식품검사청 웹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가금류 농장에서는 조류독감 감염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알버타주와 매니토바주에서는 감염이 발생한 농장이 여러 곳 있다.
웹사이트는 미국 젖소에서 발견된 조류독감 변종이 캐나다의 사육 조류에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는 2020년 아시아와 유럽에서 야생조류의 전례 없는 집단 폐사를 일으키기 시작했고, 2021년에는 북미로 확산했다.
조류독감은 새들 사이에서 전염성이 매우 높으며 BC주의 상업용 가금류 산업에도 큰 피해를 입혔다.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사람을 포함한 다른 종 사이에서도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람이 감염되는 사례는 드물지만, BC주에서는 2024년 10대 소녀가 처음으로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다. 당시 미국의 젖소 농장에서도 감염이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었다.
이후에도 조류독감 관련 사례는 세계 곳곳에서 계속 보도되고 있다. 올봄에는 호주에서 처음으로 바이러스가 확인됐으며, 이곳에서는 바닷새가 대규모로 폐사했다. 5월에는 사스캐처원주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조류독감으로 죽었다. 현재는 야생 독수리류 사이에서 발생한 감염 확산과 유타주의 밍크 농장에서 확인된 집단 감염도 우려 대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