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잡을 수 없이 오르는 물가 때문에 고정소득으로 살아야 하는, 특히 최근에 은퇴한 사람들은 생활비를 줄이는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걷잡을 수 없이 오르는 물가에 대처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소득을 늘리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전국의 근로자들과 고용이익단체들은 물가인상률에 비례하는 임금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고정소득으로 살아야 하는, 특히 최근에 은퇴한 사람들은 급등하는 소비자물가에 생활비를 줄이는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고정수입, 예산에 ‘여유’ 두어야
은퇴자들의 물가 대처방법을 취재한 한 방송국은 밴쿠버아일랜드 캠벨리버의 유명 식품체인점 꽃 매장에서 32년간 일하다 지난 3월 은퇴한 메리루 시어 씨의 사례를 보도했다.
62세인 그녀는 팬데믹 2년동안 한계에 부딪혔고 남은 모기지를 은퇴전에 갚기 위해서 몇 년 더 일을 하고 싶었지만 결국 은퇴를 선택했다. “소매점에서 일하는 건 정말 힘들다. 특히 지난 2년 반은 더 이상 하루도 더 버틸 수 없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은퇴 후 급등하는 물가를 보면서 계절 근로자인 남편과 자신이 한정된 소득으로 살아가기 위해 가계예산을 줄여야하는 어려운 과제에 봉착했다.
연금과 남편의 OAG를 포함한 이들 부부의 세후 고정소득은 월 3천8백 달러이다. 남편의 수입은 BC관광산업이 바빠질때는 월 5천 달러까지 높아진다.
시어 씨는 보험료와 통신비를 줄이면서 생활비의 일부를 축소했지만 두 대의 차를 사용하는 부부에게 급등한 주유비 부담이 크다. 시어 씨의 토요타 RAV-4는 만차시 주유비가 평소 60달러에서 109달러로 거의 두 배 올랐다. 그녀는 남편이 은퇴하면 차를 한 대로 줄일 계획이다.
최근 10% 이상 오른 식비 예산을 줄이려는 시도는 쉽지 않다. 시어 씨는 은퇴 후 월 식료품비를 800 달러로 책정했지만 3월 지출은 925달러, 4월 지출은 1천 달러였다. 그녀는 “특히 식료품비와 주유비가 너무 올라 걱정이다”라고 했다.
오른 식료품비를 줄이기 위해서 그녀는 텃밭에서 야채를 재배하기 시작했고 닭장을 만들어 4마리의 닭을 키우면서 7.2% 오른 달걀을 자급자족하고 있다. 또 겨울에 먹을 저장식품을 만들 계획이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6.8% 상승하면서 1991년 이후 가장 높았다.
개인금융전문가인 패티 러벳-레이드 씨는 1980년대의 터무니 없는 고공물가를 경험했고 자신처럼 최근에 은퇴한 사람들이 현재의 고 물가 시대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단 자신의 가계예산에 큰 영향을 주는 품목을 찾아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면서 일시적 고물가 현상을 잘 통과해야 한다고 했다. 방송인으로도 유명한 그녀는 은퇴를 앞두고 소득 흐름을 만들기 위해서 부업을 시작했다.
텃밭에서 야채 재배
은퇴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직장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에게 러벳-레이드 씨가 추천하는 몇가지 금융도구가 있는데 자신의 재정상황에 알맞는지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예를들어 역모기지는 추가적 여유를 제공할 수 있다. 역모기지는 주택순자산을 담보로 한번에 목돈으로 또는 매달 돈을 받고, 주택이 매각되거나 주인이 사망하면 대출금을 상환한다. 매달 돈을 상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자가 높으며 약 5~7% 수준이다. 또 집을 매각한 후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러벳-레이드 씨는 최근의 집값 호황으로 매각후에도 많은 주인들이 상당한 지분을 챙길것이라고 본다.
다른 옵션인 연금은 여생동안 매년 고정 목돈을 지급하는 보험 또는 투자의 형식이다. 이 옵션은 지급액의 예측이 가능해 고정지출에 사용될 수 있다.
그녀는 그러나 금융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말것을 조언한다. 아니면 은퇴동안 포트폴리오의 더 많은 이득을 잃게될 것이라고 했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2022년 같은 시장에서는 이런 결정은 특히 부담이 된다. 그녀는 “은퇴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쌓는데 평생을 보냈는데 이제와서 철수해서는 안된다. 시장 변동과 리스크를 감당하기 힘들어 철수해 겠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몇 개월전 은퇴를 최종 결정하기 전에 시어 씨는 저축, 고정비용, 비상자금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그리던 은퇴 생활방식을 구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호화로운 생활은 할 수 없겠지만 적지만 저축이 있다. 물론 고물가는 금방 저축을 잠식할것이다.”
시어 씨와 남편은 가까운 미래에 몇개의 짧은 여행을 갈 계획이다. 친구들과 비용을 공동부담해 하와이를 다녀오고 밴쿠버를 다녀올 생각이다. 3월에 받은 많은 은퇴선물 중 하나는 각종 여행 포인트 적립금인데 이 적립금으로 여행을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러벳-레이드 씨는 현재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예산 숫자에 ‘면도날 같은 정확성’이 필요할 때 이라고 강조했다.
얼마나 오래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지 모르는 불확실성과 다른 변수들이 작용해 은퇴계획을 세우는 것도 쉽지 않다. 따라서 목돈이 필요한 비상사태를 대비해 금융계획의 약간의 여유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은퇴에는 와일드카드가 늘 존재한다. 주가하락이나 물가폭등 등 변수가 생기고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변수의 목록도 길어진다.” 그녀는 할 수 있는 부분의 예산은 긴축하되 너무 한 곳에 집중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평생 일 하면서 번 돈은 황금기에 즐기기 위한 것이다. 아플때까지 아끼지 말고 내일이 안 올 것처럼 낭비하지 말라”며 균형잡힌 예산을 수립할 것을 강조했다.
은퇴를 한 사람들에게는 이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다운사이징, 파트타임 일자리 같은 선택들이 생긴다. 이런 옵션을 고려하는 것도 유익하다.
러벳-레이드 씨는 “모든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은퇴를 준비하기 때문에 각자 상황에 맞는 적합한 선택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