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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 올때 읽으면 잠 오는 커피 이야기 40

2024-05-24 12:02:46

수동 레버 에스프레소 머신

 날씨가 풀려서 그런지 곳 곳에서 곰들이 너무 자주 방문을 해주시고 계신다. 오늘만해도 아이들 데이 케어 주차장을 방문해 주셨고 장모님 댁 발코니에 놔둔 냉동고를 거리낌 없이 열고 거의 한시간 동안 여유롭게 앉아서 여러가지를 드시고 홀연히 사라졌다고 한다. 보통 남의 집을 방문하면 냉동고는 고사하고 냉장고도 내손으로 열기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데 역시 곰들은 덩치에 맞게 용기도 상당한가 보다. 다행히도 발코니 문을 부시고 집안까지 들어오진 않았지만 정말 심장 떨리는 한시간이었다고 했다. 너무나 자연적인 캐나다의 일상에 다시한번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오늘은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만들기 위해 곰의 앞발의 힘정도의 압력을 요구하는 수동 레버 에스프레소 머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수동 레버 에스프레소 메이커란, 최근 많이 사용하는 반자동/전자동 에스프레소 메이커와 달리 전원도 필요 없는 완전 수동 에스프레소 메이커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커피 가루와 온수를 담고 레버를 당기는 압력을 이용해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수동 에스프레소 메이커다. 아킬레 가찌아가 1946년 최초로 스프링 방식의 수동에 에스프레소 머신을 개발하였으며,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커피바에서는 아직도 사용하는 곳도 있을 정도로 커피 애호가들에게는 인기가 여전하다. Blue Bottle 일본점에서는 레버 머신으로 추출한 커피도 판매하고 한국에서도 명동이나 압구정동의 일부 카페에서도 라 산마르코의레바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
기본적으로 에어로프레스 (Aeropress 커피 추출기구) 처럼 커피와 온수를 기기 안에 넣고 레버(지렛대)를 아래로 당겨서 온수를 커피에 통화 시켜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부족한 압력을 보충하기 위해 스프링 장치를 탑재하기도 한다. 일반 레버 에스프레소 머신은 레버를 아래로 잡아 놀려 압력을 만들어 에스프레소를 추출하지만, 이탈리아 업소용 스프링 레버 에스프레소 머신은 레버를아래로 내려 스프링을 누른 후 스프링의 탄성에 의해 레버를 위로 올리며 레버와 연결된 피스톤이 압력을 생성해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보통 전자는 가정용, 후자는 영업용으로 사용된다.
수동 레버 에스프레소 메이커의 장점을 살펴보면, 구조가 반자동 머신 보다는 단순하여 분해 세척하기가 용이하며PID, 버튼, LCD화면 등의 고장 우려가 있는 전자부품이 없어 고장의 우려가 없다. 또한 모든 조작이 바리스타의 의도 대로 수동 작동할 수 있어 수제커피의 묘미가 있다. 음악 애호가 들이 LP 플레이어를 아직도 사랑하는 것 같이 클래식 해 보이는 외관과 수동 머신의 감성이 카페의 분위기를 한층 높여 주는 점도 있다.
수동 레버 에스프레소 메이커의 단점으로는, 에스프레소 추출의 농도나 맛이 일관성이 다소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바리스타에 따라 추출이 달라질 수 있어 큰 영업장에서 사용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바리스타가 추출 전과정을 관리하여야 하기 때문에 체력 문제로 연속 추출이 어려울 수 있다. 가정 혹은 여행용으로 에스프레소 추출은 가능하나, 영업장에서 우유를 이용한 카페라떼 등 음료를 만들 때는 사용할 수가 없는 점 또한 큰 단점이다. 비교적 고급제품인 라 산마르코사의 제품은 일반 반자동 머신에 비해 크게 부족하지 않도록 크게 개량하였으나, 그러나 동급의 반자동 머신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수동 레버 에스프레소 메이커는 정말 예전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장식용도로서는 좋지만 실제로 메인 머신으로 사용하기에는 여러가지 제한과 단점이 있다. 다음화에서는 수동과 전자동의 장점만을 고려해서 만든 반자동 머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하자.

글 A Cup of Heaven Coffee 로스터리 대표: Joseph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