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문 그리고 충전의 시간을 위한 마지막 커피 이야기… 독자분들께 감사
지난주는 한국을 다녀왔다. 정치적으로 심란한 상황이어서 가기 하루 전까지도 갈 수 있는지, 없는지 불확실 했지만 다행이 다녀올 수 있었다. 이번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큰 카페쇼를 가고 싶었지만 이미 확인했을 때는 11월에 끝나 있었다. 한국은 아마도 짧은 시간에 커피 관련 산업들이 빠르게 발전한 나라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수치적으로 보면 1인당 커피 소비량이 367잔으로 이는 세계 2위 수준이라고 하니 인구수를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나는 한국을 방문할 때면 커피가게들을 유심히 보는데 이번에도 1년 사이에 많이 없어지고 또 새로운 매장들이 생겨났다. 무인 카페, 저가 커피 체인점, 소규모 로스터리 공방 겸 까페, 그리고 대형 카페 등 그 종류도 유행이 있는 듯했다.
정말 안타까운 사실은 하나의 상가안에 너무 많은 커피 매장들이 있다 보니 소비자들이 이 모든 매장들의 존재를 인식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노출이 좋은 위치에 있는 매장들은 그런대로 손님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매장들은 분명 실력도 있고 커피 맛도 나쁘지 않은데 곧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하다. 캐나다에서 카페 매장들을 보다가 이런 한국의 실정을 보니 새삼 치열한 경쟁싸움이 피부로 느껴졌다. 그렇다고 캐나다도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다. 캐나다에서는 매장하나 여는데 생각이상의 비용, 시간, 그리고 잘 알지 못했던 엄격한 규정에 부딪히며 매장을 열기도 전에 전투력이 현저히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하긴 세상 어디든 쉬운 게 있겠냐마는… 약간 서론이 길었다. 시차 탓이라고 해두자. 오늘은 지난 화에 이야기한데로 드립퍼와 드립필터에 대해 마저 이야기를 해보자.
[드립서버 (Coffee Carafe)]
드립서버는 드립퍼 아래에 받쳐서 커피를 받는 용기다. 일본, 한국에선 서버(Server)라고 부르지만 영미권에서는 보통 카라패, 디갠터로도 부른다, 일반적으로 내열 유리로 제작되며, 플라스틱, 스텐레스로도 드물게 쓰인다. 옆면에 용량을 체크할 수 있도록 눈금이 표시되어 있다. 100ml단위로 쓰여 있거나, 1잔(=120ml)로 기입되어 있다. 보통 드립퍼는 2~3인용, 4~5인용 정도의 크기로 나온다. 큰 드립퍼는 아이스커피를 여러 잔을 만들 때 매우 편리하다. 주의할 점은 얇은 내열 유리로 되어 있으나 직화가 가능한 제품은 한정적이라는 것. 혹시라도 직화로 커피를 더 끓일 경우, 직화에 견딜 수 있는 제품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미 내려진 커피를 다시 가열하는 것은 많은 커피 전문가들이 질색하는 행동 중 하나이므로, 정식은 커피를 따듯하게 데우고 싶으면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리는 방법이 조금 더 나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도 해본적이 있다면 알겠지만 향과 풍미는 온데간데없는 거무튀튀한 액체로 변하게 된다.
[드립필터]
종이필터 드립퍼 – 일반적으로 드립퍼 안에 분쇄된 커피원두와 함께 담겨 져 물을 부어 드립 할 때 커피가루들이 커피에 함께 내려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종이로 된 1회용 필터, 이 또한 드립퍼의 용량이나 형태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규격이 다르므로 드립퍼에 맞추어서 구입하자. 그렇게 비싼 도구는 아니다. 비교적 가격이 비싸지 않은 소모품이다. 만약 커피 본연의 맛을 최대한 내고 싶다면 드리퍼에 세팅한 상태에서 뜨거운 물을 한가득 부어보자. 이를 린싱이라고 한다. 그러면 종이필터의 잡내맛을 최대한 빼내기 때문에 순수 커피맛을 추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린싱을 한 후 분쇄한 커피를 채워놓고 커피를 내리면 고유의 향과 맛이 제대로 추출된다.
스테인리스 드립퍼 – 이 드립퍼는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단점으로는 최초 구입시 가격이 조금 비싸고, 종이 필터와 다르게 기름을 완전히 걸러주지 못하는 아쉬운 점이 있으며, 사용 후 부러쉬로 청수를 잘 해 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융 드립퍼 – 융 드립퍼는 주로 일본에서 발달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면 맛이 비교적 부드럽다. 한가지 단점은 사용 후 깨끗이 빨아서 냉장고에 잘 보관하여 다시 사용할 때는 융이 축축한 상태에서 재사용한다고 하니 번거로움은 각오해야 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카페에서는 실제로 보기 드문 추출방법이다.
내가 서론에서 언급하지 않은 게 하나 있는데, 바로 여러분이 읽고 있는 이번 화가 ‘잠 안 올 때 읽으면 잠 오는 커피이야기’ 마지막 화다. 그동안 실없는 농담과 봐줄 수 없는 글쓰기 실력을 묵묵히 참고 읽어 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 기회가 된다면 더 풍성한 이야기와 발전된 글솜씨로 찾아 뵙기를 기약하며 잠시 떠나가도록 하겠다.
글 A Cup of Heaven Coffee 로스터리 대표: Joseph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