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부채 1억 달러, 직원 9천여명 실직 위기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가 마침내 완전 청산된다. 1670년 모피 무역으로 시작된 허드슨 베이 컴퍼니(HBC)의 청산은 법정허가가 내려지는 순간부터 이르면 19일부터 시작되어 최대 12주간 지속될 수 있다.
베이 측 변호사들은 17일 오전 온타리오 법원에서 판사의 승인을 받으면 80개 매장은 물론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소유하고 있는 캐나다 내 삭스 피프스 애비뉴 매장 3곳과 삭스 오프 5번가 매장 13곳에 걸쳐 청산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HBC의 부채 총액은 1억 달러에 가깝다. 또한 전 매장의 직원 9천 명 이상은 일자리를 잃게 될 위험에 놓였다.
그러나 허드슨 베이는 여전히 생명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변호사 애슐리 테일러에 따르면 허드슨 베이가 제안하는 절차는 재고를 처분할 것으로 예상하는 10~12주 동안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면 일부 매장을 청산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테일러 변호사는 17일 토론토 법정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온타리오 고등법원 판사 피터 오스본에게 “최대한 빠른 청산 절차가 사업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구조조정의 가능성을 보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회에는 많은 변호사, 언론 및 기타 관련자들이 몰려들어 추가의 방을 열어야 할 정도로 베이 백화점의 운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번 청문회는 허드슨 베이가 3월 7일에 시작한 채권자 보호 소송을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베이는 소비자 지출 감소, 캐나다-미국 무역 긴장, 팬데믹 이후 도심 매장 매출 감소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정했다.
재정 상황이 너무 나빠져서 임대인, 서비스 제공업체 및 공급업체에 대한 일부 지급이 연기되었고 급여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날이 며칠 안 남았다고 했다.
HBC 모회사 최고재무책임자 제니퍼 베울리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노바스코시아주 매장의 한 건물주는 베이 매장을”불법적으로 잠가 두었다고 말했고,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셔웨이 가든 쇼핑몰 매장에서는 상품을 압수하려고 시도했다고 밝혔다.
자금 조달 실패
테일러 변호사는 회사가 채권자 보호를 신청했을 당시 계획은 매장의 절반을 청산하고 소비자 방문도가 높은 매장의 임대계약 중 일부를 수익화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이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3월 7일 법원 심리를 앞두고 두 개의 대출기관이 해당 자금을 공급하는 데 관심을 밝혔지만 심리 3시간 전 대출기관의 자금 조달이 실패했고 소매업체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어수선하게 움직였다. 베이는 대안으로 미국에 본사를 둔 투자 운용사 리스토어 캐피탈(Restore Capital)의 1,600만 달러와 기타 대출기관으로부터 총 2,300만 달러를 지원 약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재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허드슨 베이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아 더 많은 현금을 찾기 위한 노력을 두 배로 늘릴 수밖에 없었다고 테일러 변호사는 전했다. 이 후 최소 19개의 잠재적 대출기관과 임대료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주요 임대인에게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
테일러 변호사는 17일 법정에서 회사가 청산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그러나 현재까지 회사의 노력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오스본 판사는 “자산을 청산하고 회사 구매자를 찾는 다른 방안은 회사의 생존은 커녕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길이 거의 불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온타리오주 가장 큰 타격
허드슨 베이가 추구하는 청산은 회사 전체에 걸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온주는 32개 매장이 있고 전 직원의 절반 이상이 근무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 타격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BC주에는 16개, 알버타주와 퀘벡주에는 각각 13개, 매니토바주, 노바스코샤주, 서스캐처원주에는 각각2개 매장이 있다.
삭스 피프스 애베뉴의 캐나다 지사는 온타리오주와 알버타주로 나뉘어 있으며, 온타리오주, BC주, 알버타주, 퀘벡, 매니토바주에 매장을 두고 있다. 전체 사업을 청산하면 9,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한다.
회사측 변호 대리인단은 현재 대차대조표에 약 3억1500만 달러의 재고가 있으며, 이 청산은 온라인에도 확대될 것이며, 온타리오주의 스카버러의 물류센터 물량이 완전 소진 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직원들을 대표하는 변호사 앤드류 해트나이는 허드슨 베이의 청산은 시어스 캐나다가 폐쇄된 이후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량 해고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 청산에 반대했다. 그는 “고객들이 재고를 모두 사들이면 허드슨 베이는 사업을 끝내는 것이외에 다른 선택이 남지 않는다며 청산을 일주일 연기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허드슨 베이는 오는 4월 6일 이후 기프트 카드 수수료를 중단할 계획이며, 이미 로열티 프로그램은 중단했다. 약 820만 명 이상의 고객이 약 5,850만 달러의 미사용 포인트를 보유하고 있다.
허드슨 베이는 또한 일부 또는 전체 부동산 또는 비즈니스에 대한 구매자를 찾기 위한 프로세스를 시작할 수 있는 허가를 요청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잠재적 구매자는 허드슨 베이의 브랜딩이나 유명 스트라이프 상표에 대한 권리와 같은 회사의 일부 임대 계약이나 지적 재산권에 대해 입찰할 수 있다. 또 회사는 계속해서 자금 조달을 모색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에스컬레이터를 계속 가동하는 것과 같은 단순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게 후원자를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한다.
사업 청산, 전 매장 폐쇄 계획
허드슨 베이는 전체 사업을 청산하고 법원의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모든 매장을 폐쇄하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회사가 채권자 보호를 신청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토론토 메트로폴리탄 대학교 소매 리더십 연구소 소장인 제나 제이콥슨은 “이는 캐나다 소매업 환경을 재편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400년에 가까운 역사의 기업의 종말을 의미하며, 캐나다에서 운영되는 직원, 고객은 물론 소매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백화점은 대다수 쇼핑몰의 앵커 역할을 하고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원동력 역할을 하기 때문에 쇼핑몰에게도 매우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베이가 떠난 어마어마한 공간을 채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리테일 인사이더Retail Insider설립자이자 발행인인 크레이그 패터슨은 허드슨 베이가 전 사업을 청산하고 모든 매장을 폐쇄하려는 계획은 시어즈(Sears)나 이튼즈(Eaton’s)와 같은 다른 백화점 체인의 종말을 목격한 캐나다인들에게 ‘또 다른 타격’이라고 했다.
그는 ‘북미에서는 백화점 모델이 거의 대부분 죽었다.”고 덧붙였다.
허드슨 베이의 기원
허드슨 베이 컴퍼니는 1670년대 모피 상인들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허드슨 베이 주변의 넓은 캐나다 북부 지역을 소유하며, 그곳에서 광범위한 무역 거점 체인을 운영했다. 이 회사는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로 캐나다의 상징적 기업으로서 역사에 깊이 뿌리내렸지만, 지난 수 십 년간 미국인들이 주도해 왔다.
HBC는 미국 사우스케롤라아니 사업가 제리 저커가 2006년 11억 달러에 인수했다. 그 이후 베이 현대사의 대부분을 설계한 사람은 미국 부동산 거물인 리처드 베이커이다. 그가 소유한 회사 NRDC 지분 파트너는 2008년 제리 저커의 미망인으로부터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