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5일 WednesdayContact Us

[Feature] 중국산 전기차 허용에 개인정보 우려 확산

2026-02-25 17:02:33

정부가 BYD 시걸과 같은 중국산 차량의 시장 내 제한적 판매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지 수주가 지난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새 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이러한 우려가 결정적인 장애 요인이 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제한적 개방” 방침…소비자 반응은 엇갈려

캐나다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진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힌 지 수주가 지난 가운데,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커넥티드카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차량이 위치 정보와 운전 습관, 통신 기록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만큼, 해당 정보의 해외 이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안전 기준과 보안 요건을 충족하는 차량에 한해 시장 진입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데이터 저장·관리 체계에 대한 보다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중국 기업과 정부 간 정보 공유 가능성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반면 소비자 반응은 엇갈린다. 전기차 가격 부담이 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모델이 선택지를 넓혀줄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일부는 브랜드 신뢰도와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달 열린 캐나다국제오토쇼에서 새 전기차(EV)를 물색 중이던 다이앤 두걸과 팻 셰퍼드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물론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존에 타던 테슬라 차량을 대체할 모델을 찾고 있었다. 이들은 “연결형 차량이라면 어느 나라 제품이든 데이터 저장에 대한 우려는 비슷하다” 며 “특히 미국 역시 데이터 측면에서 우려 대상이 될 수 있다. 중국산이 더 위험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고 말했다.

온타리오주 워터다운 출신의 데비 페리치올리 역시 곧 차량 리스가 만료된다며 “중국산 차량도 충분히 검토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정보 문제를 두고 “이제는 과거의 일과도 같다” 며 구매를 막을 요소는 아니라고 밝혔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여론조사기관 레제가 1월 30일부터 2월 2일까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1%가 중국산 전기차의 캐나다 시장 진입에 찬성했다. 우려 사항으로는 차량 품질과 캐나다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각 38%)이 가장 많이 꼽혔으며, 개인정보 및 보안 문제(33%)는 그보다 낮았다.

“이제 자동차는 바퀴 달린 컴퓨터”

전문가들은 현대의 디지털 연결형 차량 대부분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점에서, 제조 국가와 무관하게 보안 문제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인공지능·사이버보안 기업 다크트레이스의 데이비드 매슨 부사장은 “이제 모든 차량은 사실상 ‘바퀴 달린 컴퓨터’” 라며 “전기차 인지, 가솔린 차량인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 차량은 음성 정보, 위치 정보, 주행 속도, 음악 취향, 주변 환경, 운전자 졸음 여부는 물론, 차량에 연결된 스마트폰을 통해 접근 가능한 데이터까지 수집할 수 있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국가안보 및 정보 관련 법률을 제정해, 정부 요청 시 기업이 협조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 역시 ‘클라우드법(Cloud Act)’에 따라, 해외에서 수집된 데이터라도 정부 요청이 있을 경우 기업이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보수당 피에르 폴리에브 대표는 중국산 전기차를 “움직이는 감시 시스템”이라고 비판했고, 온타리오 주총리 더그포드도 이를 “스파이 차량”이라고 표현했다.

자동차 업계 역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캐나다자동차제조사협회(CVMA)의 브라이언 킹스턴 회장은 오토쇼 기자회견에서 “중국산 차량의 국내 시장 진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무역 마찰 요인일 뿐 아니라 국가안보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위협으로 간주된다면, 연결형 차량 역시 같은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보안 기준 적용”… 전문가 “제도 미흡”

과거 캐나다 정부도 같은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2024년 6월, 당시 부총리였던 크리스티아 프리랜드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100% 관세 부과를 검토하며 사이버보안을 주요 고려 사항으로 언급했다.

현재 연방정부는 중국산 차량도 캐나다 보안 기준을 충족해야 판매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공공안전부 장관 그레이 아난다산가리는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차량이 중국으로 정보를 전송하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윈저 대학교 교수이자 자동차 사이버보안 정책 책임자인 베스앤 슐케-리치는 “어떤 데이터를 어디로 보내는지, 누가 접근하는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정책과 오남용 시 제재가 필요하다” 며 “현재 캐나다에는 이를 충분히 보장할 강력한 제도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의 소비자는 개인정보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에 규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고 덧붙였다.

현재 BYD가 캐나다에 승용차 수입 등록을 한 주요 중국 완성차 업체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2019년 온타리오주 뉴마켓에 버스 조립 공장을 설립한 바 있다.

“중국, 이미 정보 수집 가능”

한편, 카를턴 대학교 노먼 패터슨 국제문제대학원의 국가안보 분석가 스테퍼니 카빈 교수는 “중국산 차량 허용이 새로운 데이터 보안 침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는 과거 화웨이를 5G 네트워크에서 배제했고, 틱톡 캐나다 법인에 대해서도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카빈 교수는 “중국은 이미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며, 더 큰 문제는 경제 안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BYD 같은 기업은 중국 정부로부터 대규모 금융 지원과 각종 혜택을 받고 있다”며 “국가 보조금이 포함된 차량과는 캐나다 제조업체들이 공정하게 경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