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흥미 떨어뜨리고 여학생 참여 위축시킬 것”
교육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려
리치몬드 교육청이 초등학교 육상 경기를 성 중립 방식으로 개편하고 시상 리본 제도를 폐지하면서 일부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교육청은 지난해 일부 학교에서 시범 운영을 실시한 뒤, 올해부터 모든 초등학교 체육 행사에 새로운 운영 방식을 확대 적용했다고 밝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기존의 남녀 구분 경기와 순위 중심 경쟁 요소가 축소됐으며, 대신 미식축구 던지기·프리스비 던지기·민첩성 사다리 훈련 등 참여형 종목이 새롭게 도입됐다. 또한 기존 육상대회에서 제공되던 시상 리본도 폐지됐다.
이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성취감과 경쟁 동기를 약화시키는 결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경쟁 요소 감소가 스포츠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고, 여학생들의 운동 참여 의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반대 측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목표를 세우고 노력한 결과를 인정받는 경험이 중요하다”며 “성과 보상과 건강한 경쟁은 스포츠 교육의 핵심 요소”라고 주장했다.
반면 교육청 측은 이번 변화가 보다 포용적이고 참여 중심적인 체육 환경 조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정 학생들의 경쟁 부담을 줄이고, 운동 실력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는 것이다.
브릿지 초등학교 7학년 자녀를 둔 킴벌리 노윗스키는 “운동의 중요성을 깎아내리고 학업에만 치중하는 느낌이다”라며 “학생들은 학업이나 도대회에서는 여전히 경쟁하는데, 운동에서 뛰어난 아이들은 이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단순히 리본이나 상의 문제가 아니라 성취와 노력을 인정해 주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많은 부모가 아이들이 우아하게 이기고 지는 법을 배우고, 타인의 재능과 노력을 인정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단순히 남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축하하는 일이다”라는 것이 그녀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이메일 답변을 통해 새로운 시스템 하에서 4~7학년 모든 학생이 특정 종목에 제한되지 않고 모든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에게 발송된 서신에 따르면 학생들은 학년별로 그룹을 나눠 점프, 던지기, 달리기 등의 스테이션을 순회하며 활동한다.
학생들은 ‘경쟁 모드’와 ‘여가 모드’ 중 선택할 수 있는데, 기록을 측정하는 경쟁 모드에서도 더 이상 리본은 수여되지 않는다. 교육청은 “다른 교과 과정과 마찬가지로 참여, 학습, 개인적 성취와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지난해 시범 운영에 참여했던 딕슨 초등학교 학부모 크리스토퍼 마이카는 “육상 대회가 아니라 장난 같았고 마치 ‘놀이의 날’처럼 느껴졌다”라며 실망감을 표했다. 그는 학교 스포츠 프로그램에 큰 변화를 주면서 학부모들과의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도 비판했다.
네 딸의 아버지인 마이카는 특히 성 중립적 방식이 여학생들의 스포츠 참여를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성별 구분을 없애고 여학생들이 남학생들과 경쟁하게 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다”라며 “달리기 같은 종목에서 여학생들이 상위권에 들 기회가 사라지면 결국 의욕을 잃고 사기가 저하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성 중립적 그룹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교육청 대변인 데이비드 래들러는 “육상은 체육 교육 과정의 일부이며, 일반 체육 수업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학년별 또래들과 함께 달리기, 점프, 던지기 등의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